이런 증상도 한약으로 치료되나요?…“해답은 상한론 문자에”

기사입력 2024.10.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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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상한금궤의학회, 제13회 추계학술대회 성료
    이성준 회장 “상한론 용어사전, 한의진단의 새로운 이정표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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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대한상한금궤의학회(회장 이성준)는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 301호에서 ‘이런 증상도 한약으로 치료되나요?’라는 주제로 제13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 ‘상한론 용어사전(가제)’ 출판에 앞서 환자들의 특이한 병증 호소에 대한 상한론 기반 문자별 병증 고증과 임상례를 발표했다.

     

    이성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상한금궤의학회는 지난 2013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상한론 육경과 조문에 근거한 진단체계 및 임상 운용’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후 ‘상한론 변병진단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며 “이제 새로운 이정표가 될 ‘상한론 용어사전’의 출판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일선 한의원에서 이를 활용, 질병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근본적 치료·처방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상한론 변병진단체계 임상증례 1(서영호 교육과정연구부 연구원) △상한론 변병진단체계 임상증례 2(김형섭 대외협력팀 연구원) △상한론 변병진단체계 임상증례 3(조성환 학술교육부장) △상한론 용어사전 소개(이성준 회장) 순으로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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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하면 엉덩이에서 수포가 올라와요·추우면 허벅지가 아파요’라는 임상증례에 나선 서영호 연구원은 현재 집필 중인 상한론 용어사전에서의 형성문자 ‘嘔(게울 구)’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서 연구원에 따르면 본래 嘔는 ‘노래하다(Humming)’의 의미로, 소리와 관련된 용어를 뜻하며, ‘品(물건 품)’과 ‘匸(감출 혜)’로 이뤄진 구성상 구분하거나 감추는 특성을 가진 글자인 점을 미뤄 상한론 15자주에서의 嘔는 고대 중국의 알레르기에 대한 최초의 표현일 수 있다는 것.

     

    서 연구원은 “상한론 15자주에서 嘔가 특히 소리가 강조됐음을 미뤄보면 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한 요란한 재채기 소리(증상)을 말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區(구분할 구)’ 문자를 포함으로서 알레르기를 발생시키는 여러 종류의 음식을 구분해 감춰야 했던 추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리 시 관절부가 아닌 엉덩이 수포 발생 환자(66세, 여) △추우면 사지 말단이 아닌 허벅지 통증 호소 환자(15세, 여)에 대해 상한론을 통해 알레르기 증상에 기인한 것으로 진단·처방한 사례를 소개하며 “보편성에서 벗어난 증상(행동·사고 패턴, 언어습관)이 왜 생기는지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를 상한론 조문으로 규정지어야 한다”면서 “진단에 적용한 조문이 환자 병의 원인이 돼야 하고, 상한론 용어의 규정은 기존 용래에 부합하면서 어원에서 유추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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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배 아파서 학교 가기 싫어요! 등교 거부 환자, 학교 보내기’란 주제로 임상증례 발표에 나선 김형섭 연구원은 복통으로 인한 등교 거부 환자(13세, 남)와 관련해 문자 ‘胃(위장 위)’와 ‘邪(간사할 사)’를 들어 진단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胃는 ‘田(밭 전)’보단 ‘囟(정수리 신)’과 ‘肉(고기 육)’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문자로, 발달장애와 관련 있는 신체적 상황과 관련이 있으며, 邪는 ‘邑(고을 읍)’과 ‘牙(어금니 아)’로 구성, 상한론 15자주에서는 ‘꾀를 부리는 모습’으로 이해토록 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신체가 미숙한 환자가 꾀를 부리다가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져 결국 머리에 산소 부족으로 답답해지는 상황인 것으로 진단해 복통과 비염 관련 한약을 처방했으며, 대면을 통해 대화를 실시하고, 환자 말의 모순점을 찾아 잘못된 행동(폭력, 등교거부)을 인지시키도록 했다.

     

    김 연구원은 “실제 임상에서 胃가 제강으로 활용된 양명병은 사회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거나 표현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원인이 돼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한론에서 胃는 위장으로 해석하기보단 미성숙한 상태로 인해 사회적 소통이 어려운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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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상한론 음병(陰病) 증례 모아보기’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성환 부장은 상한론 변병진단체계의 중요성으로 △진단의 정확성 제고 △편리성(변병 미리 확정, 고려할 조문 수 축소) △통찰력(심도 있는 환자 상태 이해)을 꼽았다.

     

    조 부장은 또 △태음병(大陰病) △소음병(少陰病) △궐음병(厥陰經)의 공통점에 대해 “상한론 15자주에서 ‘陰(어두울 음)’은 신체 중 대체로 옷으로 가리고 있어 볕이 들지 않는 부위를 지칭하고 있으며, 이런 부위에 병이 발생하는 상황을 일컬을 때 陰(음)의 부위에 병이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가장 대표적 위치는 ‘腹(복)’이며, 이 부위는 항상 옷으로 가려져 이 부위에서 병이 시작되는 상황에서는 음병(陰病)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각 진단 포인트로는 △태음병(공황장애)에는 환자의 불안, 두려움, 긴장 상황 등 파악 △소음병(불면증, 불안)에는 오랫동안 앓았던 주소증 찾기 △궐음병(厥陰經)-말초신경변증에는 특이한 성격·행동·신체 증상과 병의 관계를 찾아 구분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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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날 이성준 회장은 ‘상한론 용어사전’ 출판과 관련해 △원문 그대로 번역 △의도와 분위기 살리기 △현대적 의미로 해석이라는 3가지 주안점을 두고 집필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상한론 기록 당시 글자에 관한 정보가 필요해 원문 그대로 번역했으며, 의서로서 질병 치료 관련 의도와 어떤 배경 속에서 기록됐을지에 관해서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현대적 의미로 어떤 질환을 의미하고 있는지도 파악해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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