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 테크놀로지로 읽는 ‘전통 한의학과 명상’

기사입력 2024.10.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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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상·침 치료·뇌파계 체험 ‘서울국제명상엑스포’서 선보여
    뇌파계로 두뇌 활성도·집중도 개선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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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소장 정도 스님)가 ‘명상, 나와의 만남’을 주제로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개최한 ‘제5회 서울국제명상엑스포’에서 뇌파계 측정이 병행된 한의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김은기 한의학박사 주관으로 ‘전통 한의학과 명상’ 체험실을 개설, 동국대학교 교수진과 학생을 비롯한 시민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침 치료·명상 병행법과 전후 뇌파계 측정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체험 프로그램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사전 문진(건강상태, 체질, 병력 등) △사전 뇌파·맥파 검사 △침 치료 및 15분간 명상 수행 △사후 뇌파·맥파 검사 △결과에 따른 상담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연호흡 △복식호흡 △단전호흡 △태식 △역복식호흡 등 명상호흡법 교육에 나선 김은기 박사에 따르면 동의보감에 명시된 한의학 명상법은 단전(기해혈)에 마음을 두고 호흡하면 수기(水氣)가 올라가고, 화기(火氣)가 내려가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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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태식법(胎息法)’은 호흡을 통해 기를 생성하고, 흐름을 조절하는 기공법인 ‘운기조식(運氣調息)’ 방법으로, 동의보감에도 이를 위해 단전으로 기를 모으는 것으로 명시돼있다.

     

    김은기 박사는 “순식호흡을 하다보면 들숨이 순간 등·허리뿐만 아니라 전신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올 때가 있는데 이 순간이 바로 ‘복식(服食)’이며, 기를 운반해 필요한 곳을 살피거나 기를 축적해 내공을 쌓는 행위가 ‘반운(搬運)’”이라면서 “태식법은 복식과 반운 모두를 합한 명상법으로, 한의학에서의 모든 호흡법은 태식법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침 치료에선 △백회혈(百会穴) △외관혈(外關穴) △신문혈(神门穴) △족삼리혈(足三里穴) △삼음교혈(三阴交穴) 취혈과 함께 15분간 △순식호흡 △호흡명상을 병행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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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김은기 박사, 권준희·심다은 한의사

     

    김 박사는 “스트레스나 풀지 못한 화, 지속된 긴장 등으로 인해 간기(肝氣)가 정체돼 소통장애가 발생하므로 취혈을 통해 호흡의 다음 단계로 수월하게 이동하거나 명상을 지속할 수 있다”면서 “이는 한의원이 아닌 체험 현장의 특성에 맞춰 고안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침 치료와 명상 후 실시된 사후 뇌파·맥파 검사 결과(항목별 비교 그래프)는 대상자에게 실시간으로 메신저를 통해 전달됐다.  

     

    이날 상담 및 진료를 맡은 권준희 한의사는 “이번 명상엑스포가 대학에서 진행되다보니 학생 참여자가 많았는데 침 치료와 명상 후 뇌파 상 집중도가 높아졌으며, 자율신경계의 균형도도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면서 “한의심리치료 후 개선 결과를 가시적인 지표로 볼 수 있어 큰 흥미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진료를 맡은 심다은 한의사에 따르면 이번 참가자들은 뇌파(EGG)를 통해 △두뇌건강 점수 △두뇌 활성도 △뇌파 분포도 △기본 뇌파 △두뇌 스트레스 △좌우뇌 균형 △집중도에서, 맥파(PPG)를 통해 △신체 스트레스 △자율신경 나이 △심장건강 △누적 피로도 △신체 활력도 △자율신경 건강도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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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체험에 참가한 장현민 씨는 “침 치료로 몸의 긴장이 풀리자 복잡했던 머릿속은 차분해지고, 몸은 가벼워져 복식호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바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가까운 한의원에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도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A학생은 “평소 정신 건강은 겉으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막연하게 느껴졌는데 침 치료와 명상을 병행해 몸과 마음이 함께 이완되는 경험과 함께 뇌파계를 통해 내 정신 상태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놀라웠다”고 전했으며, B학생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화를 내리고, 엔진을 잠시 멈추는 것’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한의학 명상은 자신만의 힐링 시간을 갖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은기 박사는 “한의학적 명상요법과 침 치료는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뿐만 아니라 육체적 병증을 비롯해 최근에는 각종 약물 중독 재활분야에서도 치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면서 “약물 부작용 없이 근본 치료가 가능한 한의심리치료가 환자들에게 바로 증명될 수있도록 뇌파계 등 한의사의 현대진단기기 활용에 대한 수가 및 건보급여화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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