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부모님이 챙겨주시던 한약 떠올라”

기사입력 2024.03.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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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군 마을마다 아이 울음소리 되찾는 작은 출발점 되길”
    한의의료 포함 ‘정선군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 제정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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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주혜지 기자]강원 정선군의회에서 한의원 이용에 따른 산후조리비를 지원하는 ‘정선군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본란에서는 이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조현화 의원을 만나 한의의료를 산후조리비 지원 범위에 포함시킨 계기 및 기대효과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조현화 의원(정선군 의회)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A. 안녕하세요. 정선군의회 제8대 및 제9대에 걸쳐 의정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조현화 의원입니다. 지면을 통해 한의신문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리게 돼 반갑습니다.


    Q. 정선군 산후조리비 지원 조례를 발의한 계기는?

    A. 우리 정선군은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본격화한 1989년 이후 폐광의 영향으로 인구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지역입니다. ‘교통오지’라는 오명과 열악한 생활 인프라로 인해 지역민들이 타 지역으로 급속히 빠져나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한 곳으로 지정됐습니다.

     

    2023년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라는 초유의 숫자만큼이나 우리 지역도 출생아 수가 줄어 2021년 127명, 2022년 93명, 2023년 93명으로 100명대가 무너졌습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 현상을 예방하고 출산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산모가 이용하는 산후조리원 등 산후 관리 목적의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우리 지역은 관내에 산부인과, 분만실, 산후조리원 등 임신·출산 관련 시설이 없어 타지역으로 원정 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도시 임산부보다 더 많은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산후조리비 지원이 정선군의 마을마다 아이 울음소리를 되찾기 위한 작은 출발점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산후조리비 지원 범위에 한의원을 포함한 이유는?

    A.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지역에는 산후조리원이 없습니다. 대부분 산모가 산후조리원 이용을 염두에 두고 산부인과 진료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첫째 아이 돌봄, 조리원 생활의 답답함, 원거리로 인한 불편 등 여러 개인적인 이유로 산후조리원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지원 범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출산 후 산모의 부모들이 주로 챙겨주던 한약이 떠올랐습니다. 질병으로 인한 약 처방과는 다르게 출산으로 인해 기력이 많이 허해졌을 때는 한의원을 많이들 찾으니까요.

     

    조현화님.jpg

     

    Q. 조례 발의에 있어서 특별히 고민됐던 부분은?

    A. 아무래도 우리 군은 생활 인프라가 많이 부족합니다. 산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설들이 도시보다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지원 범위를 정하는 것이 꽤 어려웠습니다. 또한 출산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큼의 지원 금액을 산정하고 싶었으나 재정 여건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 조례 시행 이후 기대효과는?

    A. 사실 산후조리비 지원으로 갑자기 출생아 수가 늘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부분의 지원사업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과도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이 조례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준비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정선군 주민들의 반응은?

    A. 예비부모 분들께 호응이 좋습니다. 물론 작년에 출산한 부모로부터는 진작에 하시지 그랬냐는 아쉬운 소리도 듣긴 합니다만... 출산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데 일부나마 재정적인 지원을 받게 되니 깜짝 선물을 받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다른 시·군에서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인 걸 아시는 분들은 우리 군도 드디어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앞으로도 지방소멸이란 화두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원인이겠지만 우리 지역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계속해서 연구할 계획입니다. 특히 출산뿐만 아니라 영유아 보육환경, 교육, 청년 정책 등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사업들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Q. 구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한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대체의학 분야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서양의학으로는 개선이 곤란한 질환과 증상에 대해 대체의료가 적극 병용된 통합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연구 중인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를 통해 1차 의료에서의 역할 확대를 기대해 봅니다.

     

    Q.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정선군은 2018 동계 올림픽 경기 당시 사용하던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올림픽 경기 후 원상 복원을 이유로 철거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훼손됐던 슬로프 복원을 위해 우리 군에서는 국가 정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니, 우리 군에 방문해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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