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우 교수 “병은 사람의 욕심이 몸에 손상을 끼치는 것”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개인에 특성에 맞춰 체질을 구분해 진단·치료하는 사상의학은 한국 고유 의학으로,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특성에 맞춰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식이다.
태음인, 태양인, 소음인, 소양인으로 구분되는 사상체질은 개개인의 신체 특성과 건강 수준, 몸이 차고 따뜻한 정도가 모두 다르므로 그에 맞는 치료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민우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사상의학은 단순히 체질을 구분해 진단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보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의학이라고 29일 밝혔다.
◆ 사상체질은 성격, 외형으로 결정한다?
황민우 교수에 따르면 사상체질은 네 가지 유형으로 사람을 구분하는데 체질의 구분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외형이나 성격의 구분도 있지만 이와 함께 장기의 크고 작음에서 나오는 특징으로도 구분된다. 크고 작음은 실제로 장기의 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강하고 약함을 지칭한다.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腎)은 신장을 의미하고 비(脾)는 비장이 아니라 췌장에 더 가까운 개념이다. 대사기능이 느린 편이고, 소화 기능이 취약하며 대변을 저장하려는 기능이 강해 배변이 수월하지 못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성격적으로는 ‘측은지심(가까운 사람을 아끼고 보호하려는 마음)’을 타고났다.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한 몸의 특성으로 인해 대사기능이 빠른 편이다. 배변이 규칙적이며 빠르고 소화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 성격적으로는 사양지심(사회적인 약속과 규칙을 지키려는 마음)을 타고났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몸 밖으로 나가는 기운이 약하고 몸 안으로 모으는 기운이 강해 땀, 소변, 대변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아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성격은 수오지심(끈끈한 의리를 중요시하는 마음)을 타고났다.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한 몸의 특성으로 인해 몸 안으로 모으는 기운이 약하다. 대신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기운이 강해 마른 체격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성격은 시비지심(인간의 양심과 공공성을 중요시하는 마음)을 타고났다.
◆ 사상의학은 체질 구분과 진단으로 끝난다?
황민우 교수는 “사상의학은 단순히 체질을 구분해 진단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 보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의학”이라며 “기본 인식은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몸에 손상을 끼쳐 병이 된다’는 개념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이어 “흔히 사상체질을 이야기하면 태음인은 무슨 음식이 좋고, 소양인에겐 무슨 운동이 좋다는 식의 정보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접근법은 사상의학의 핵심과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사상의학에서의 치료법은 2가지로 구분한다고 제시했다.
첫째는 무법(武法)으로 적극적인 치료법이다. 전문적인 진료를 통한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 침구 치료 등의 적극적인 치료법을 적용하는데 이는 건강이 좋지 않아 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태에 주로 쓰인다.
둘째는 문법(文法)으로 무법에 비해 근본적인 치료법에 해당하며 마음 조절법, 생활 습관 교정 등의 방법이 동원된다. 마음 조절법은 욕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 원만하게 착한 마음을 발휘하는 마음의 중용을 의미한다.
생활 습관 교정은 사회생활 섭생법, 운동 섭생법, 음식 섭생법 등을 적용하는 방법이다. 심한 병이면 무법을 급히 사용하되 반드시 문법을 병행해야만 치료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사상의학은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질환에 적용하는데 증상이나 질환에 맞춰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는 방법이 아니라 그 사람의 개인 특성, 즉 사상체질과 몸 상태에 맞춰 진단과 치료를 하는 맞춤의학”이라면서 사상의학의 맞춤치료는 △신체 전반적으로 기능의 저하 또는 항진이 있는 경우 △동시에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만성적인 특정 질환으로 여러 가지 치료법을 받았지만 잘 낫지 않고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보명지주'가 약해지면 나타나는 증상들
황 교수는 “사상의학에서는 사상체질별로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를 ‘보명지주(保命之主)’라고 하는데 보명지주가 약해지면 체질 별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서 “자신의 체질을 모르더라도 최근 들어 여러 증상이 겹쳐서 나타났다면 체질을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음인의 보명지주는 ‘양난지기(陽煖之氣)’로, 따뜻한 기운을 의미하는데 양난지기가 약해지면 소화가 잘 안 되고, 아랫배에 가스가 차거나 설사 증상부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소양인은 ‘음청지기(陰淸之氣)’로, 시원하고 맑은 기운을 의미하는데 음청지기가 약해지면 대변이 시원하게 나가지 않고 굳어지며, 가슴이 답답하고, 위로 열이 오르는 증상, 잠이 잘 들지 않는 증상부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태음인은 ‘호산지기(呼散之氣)’로, 밖으로 잘 빠져나가는 기운을 의미한다. 태음인은 호산기지가 약해지면 땀이 너무 많이 나가거나 아니면 반대로 땀이 많이 줄어드는 증상이 생긴다. 또는 배변 습관이 불규칙해지고 가스가 많이 차면서 체중이 늘어나는 증상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태양인은 ‘흡취지기(吸聚之氣)’로, 안으로 잘 모으는 기운을 의미한다. 태양인은 흡취지기가 약해지면 소변의 양이 줄고, 아무 이유 없이 헛구역질이 나거나 생목이 오르고, 불면이 심해지는 증상부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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