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료, 생애주기별 한의약사업 강화 등 공공보건에서의 역할 확장 주력
김승호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장
2023년 계묘년이 가고,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가 왔습니다. 전국의 한의사 회원분들 모두 새해에 준비한 계획과 소망들이 이뤄지시길 바랍니다.
올해에는 한의계에 많은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대법원 판결을 시작으로, 다양한 현대 진단기기 사용에 대한 판결들이 승소했으며, 이와 함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한의진료센터 성료, 첩약건보 전 회원 찬반 투표, 한의약육성법 및 지역보건법 개정안 통과 등 한의사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기쁜 소식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공중보건한의사들(이하 공보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공중보건 영역에서 가장 큰 화두는 ‘감소하는 공보의의 수’로, 남성 의료진의 감소와 함께 긴 복무기간, 열악한 처우와 환경 등으로 인해 현역병으로 입영하는 한의대생·의대생들이 증가하면서 향후 공공보건의료에서 공보의들의 영역과 대책에 관한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공보의 관련 운영지침에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비치기관의 장은 관사 등의 주거시설 또는 이에 상응하는 거주 편의 등을 해당기관 예산 범위 내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되면서 많은 공보의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던 주거시설 지원의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공보의들은 대부분 의료 취약시설인 도서산간 지역에 근무하면서 주거지 지원 부족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한 채로 우리나라 보건의료를 위해 묵묵히 일해 왔습니다. 올해에는 개정에 따라 각지의 보건소, 보건지소 등의 예산을 통해 3년의 긴 시간 동안 근무하는 공보의들에게 가장 중요한 주거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또한 아직 공보의 제도 운영 지침 중 역학조사관 관련 조항에 한의사가 표기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재작년부터 수정을 요청해 왔지만 아직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다시금 요청해 올해에는 지침이 변경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재난급 전염병 상황에서 한의사들이 국민건강을 위해 역량을 총동원해 돌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령과 지침에 적혀있지 않다는 이유로 한의사가 국가 방역 정책에서 배제되거나 관련 업무에서도 자의가 아닌 보건소장의 명으로 업무를 실행해야 하는 등의 한계점이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한의사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진단과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지침과 법령이 개정돼야 합니다.
지난해 한의계의 다양한 이슈들을 접하면서 법안, 조례, 지침, 판결문 등에 명시된 내용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습니다. 짧은 조항이나 글자 하나를 수정하기 위해 많은 분들의 노력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의료인들이 국가 정책에서 차별없이 국민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꾸준한 개정이 이뤄져야 하며, 새롭게 통과된 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직능의 당위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이하 대공한협) 집행부는 최초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연임하게 됐습니다. 2022년은 △임상 초년차들을 위한 온라인 역량 강화 △코로나 시기의 한의사들의 의권 강화를 목표로 활동했으며, 2023년에는 기존의 사업을 강화해 △임상 초년차 역량 강화 사업의 대면화 △보건의료에서의 한의사의 보건사업 영역 확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2년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회원들의 많은 지지 덕택으로 사업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습니다.
새해에는 △공공보건 분야에서 한의사가 진행하는 보건사업의 확장 △예비 한의사들과 함께하는 역량 강화를 목표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공공보건의료에서의 한의과 진료와 더불어 공보의의 방문진료, 생애주기별 한의약 사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아가는 것이 대공한협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한의사협회 소아청소년위원회 산하 공보의 교의사업 소위원회를 통해 교의사업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공보의 회원들의 참여로 사업이 더 활성화 되고, 새 개발 사업을 비롯한 지역 한의사회 사업과의 연계도 성사되길 희망해 봅니다.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고, 모든 일은 결과물로 점철되며,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청룡의 해를 맞아 청년한의사들의 가장 큰 장점은 넘치는 에너지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정신입니다.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한의계 인재들이 모인다면 보다 나은 미래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 회원 여러분, 새해 건강하시고, 가정과 주변 모든 분들에게도 모두 행복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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