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의 선구자, 김구익 선생의 일생을 논하다”

기사입력 2023.12.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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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 근현대 한의학연구사 콜로키움 개최
    민족의학의 불씨 보전한 선구자이자 사도로 현대사에서 재조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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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국 한의학의 독창적인 분야인 사상의학의 체계를 확립한 인물이 재조명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희대학교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소장 차웅석·이하 연구소)는 15일 경희대 한의과대학 세미나실에서 ‘만주벌판에 조국의학의 씨앗을 심다- 사상의학의 선구자, 김구익(1880〜1969)’을 주제로 제4회 근현대 한의학연구사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그동안 연구소에서는 △김정제 전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장 △배원식 전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변극 전 원광대 한의과대학 학장 등 근현대 한의학사에 있어서 큰 획을 남긴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한의사 회원들에게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 바 있다.


    이날 콜로키움은 손영석 연변조의(사상의학 전승인)을 초청해 김용익 선생에 대한 회고를 듣는 한편 안상우 한국의사학회장이 대담인으로, 이경성 홍익한의원장(동활인서복원추진위원장)·김남일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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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구익 선생(사진)은 전근대 조선의학에서 근현대 한의학으로 이행되는 시기에 사상의학의 발원지인 함경도를 비롯해 북한 지역과 간도, 만주국 일원을 전전하면서 우리 민족의학의 시원을 쫓아 답사하고 동무 이제마 선생 슬하에서 마지막 애제자로 손수 의발을 전한 최겸용으로부터 동의수세보원초본권과 동무유고 등 사상의학의 기저를 이루는 중요 문헌들을 손수 등초해 후학에게 전함으로써 쓰러져가는 민족의학의 불씨를 보전한 선구자이자 사도다.


    특히 김구익 선생은 당대 가장 뛰어난 사상의학 임상가이자 교육자로 이름났으며,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갖은 회유와 압제에도 굴복하지 않고 사상의학의 이론을 전파하는데 적극적이었으며, 몸소 임봉우·김동섭·손영석 등 10여 명의 사상의학도를 길러내는데 주력했다.


    특히 동무 이제마의 마지막 친전 제자로서 의발을 물려받은 최겸용을 함흥으로 직접 찾아가 그로부터 ‘동의수세보원초본권’과 ‘동무유고’, ‘격치고’ 등을 구해 친히 손으로 일일이 초사해 전했다. 아울러 저술을 남기고 논설을 펼치는데 적극적이어서 주저인 ‘사상임해지남’을 집필했고 ‘사상변상법(四象辨象法)’, ‘한열분형론(寒熱分型論)’을 깊이 연구하는 한편 나아가 178종 새로운 약재에 대한 ‘사상약성’과 독창적인 ‘사상경험방’ 138조를 제정하는 등 사상의학의 이론과 임상 활용에 있어서 진일보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날 손영석 연변조의는 “저는 아버지를 여의고 김구익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평생을 사상의학과 오운육기의학을 배웠으며, 그 분은 한때 공산당의 핍박을 받았고 나까지도 그 분을 대신해 옥고를 치른 적도 있지만, 김구익 선생은 나에게 조국의학의 위대함을 몸소 보여주신 분”이라면서 “김구익 선생은 여러 강점 중 사상인 四步論과 四聲論은 압권이었는데, 즉 환자들이 걸어오는 모습과 말소리를 듣고 사상인을 감별하는 재주가 뛰어났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현재 중국에서 소수민족의학으로 조의학이라는 공식인증을 받아 연변조의학연구소를 설립·운영 중에 있는데, 조의학은 함흥에서 발원한 사상의학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허준의 동의보감도 조의학의 중요한 근간이며, 추후 중의학과 구별되는 조의학의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즉 조의학의 체계가 사상의학이 주된 것은 맞지만 사상의학만이 조의학의 특징은 아닌 만큼, 현재 사상의학을 중심으로 한의학 및 중의학의 중요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고 앞으로 그 점이 잘 부각되도록 체계를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안상우 회장은 “김구익 선생은 현재 한국 한의학계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1990년대 초반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초창기 근무시절에 알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자료 수집을 진행하고 있었다”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김구익 선생에 대해 학술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경성 원장은 “사상체질의학회에서 활동하면서 연변을 방문, 연변조의학연구소 관계자들로부터 관련 자료들을 입수하고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만주 지역의 조의학이 사상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한국의 사상의학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만주의 조의학도 우리 사상의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자료이며, 중국의 조의학에 있는 사상의학의 체계를 공부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많이 만들어주신 손영석 교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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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콜로키움 다음날 진행된 전시행사에서는 ‘동의보감 핸디북’ 2023년 발간본인 아랍어판·영문개정판·태국어판·투르키예어판의 전시와 함께 동의보감문화총서 7권 ‘금까마귀 사암침법의 수수께끼를 풀다(저자 정유옹)’와 8권 ‘일화 조선의약 전파사(연변조의 손영석 구술, 안상우 채록)’의 출판기념회가 함께 진행됐다.

     

    ‘금까자귀 사암침법의 수수께끼를 풀다’는 故 김홍경 선생의 일화와 사암침법의 내용을 제자 정유옹 원장이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쓴 글이며, ‘일화 조선의약 전파사’는 손영석 선생의 만주조의학과 관련된 구술을 안상우 회장이 수년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채록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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