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한의사의 장기요양보험 치매진단서류 발급 제한 이유는?

기사입력 2018.11.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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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보상 치매검사와 장기요양보험 치매진단서류 발급을 동일시하는 복지부의 잘못된 시각이 주된 원인
    재정부담 적고, 당위성 분명한 한의치매검사 보장성 확대 '묵묵부답'…반면 양의계 신경인지기능검사는 의사 반발 3개월만에 전체로 확대
    박종훈 한의협 보험이사, 치매 관련 한의사 참여의 제도적 모순 '지적'

    박종훈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치매 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 국회토론회에서는 한의사제도조차 없는 일본에서조차 급여화된 한약제제가 활발히 임상에서 응용되고 있는 데도 불구, 일본보다 전문화된 한의사제도가 있음에도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들이 다각도로 제기되는 한편 이 같은 불합리한 부분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종합토론자로 나선 박종훈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사진)는 이 같은 제도적인 한계에 대해 한의사의 치매요양 접점인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에서의 치매진료 △촉탁의 △장기요양 한의사 소견서 발급 등으로 나눠 각 분야별에서의 문제점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향후 구체적인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이사에 따르면 지난해 요양병원 치매진료 현황(알츠하이머·혈관성치매·기타질환치매·상세불명 치매)을 한의와 양의과로 나눠보면 한의는 1만3539명, 양의는 11만6595명으로 약 1:9 정도의 비율이 되며, 이는 한의의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이 3%대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는 것이다. 또한 직역별 촉탁의 지정현황('17년 12월31일 기준)도 △한의과 177명 △의과 1435명 △치과 15명 등 의사 대비 한의사 지정이 약 12%를 차지할 정도로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한의사들의 치매진료가 상당히 많은 비율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자료를 통해 제시했다.

    특히 박 이사는 "4등급으로 운영되던 장기요양등급은 '14년 치매특별등급인 5등급이 신설됐고, 올해에는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인지지원등급이 추가 신설된 가운데 기존의 1∼4등급은 기본 한의사소견서로만으로 판정이 가능한데 비해 신설된 특별등급과 인지지원등급의 경우에는 치매진단 확인 보완서류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보완서류가 의과에서는 전문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의사들이 발급할 수 있지만, 한의과는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로만 발급주체가 제한돼 있어 커다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한의의료기관에서 발부되는 한의사소견서는 전체의 7∼8%인 반만 보완서류는 0.1%대에 그치고 있어, 한의진료를 받던 치매환자가 장기요양한의사소견서를 갖고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했을 때 5등급이나 인지지원등급에 속하게 되면 추가로 보완서류를 받기 위해 다른 양방의료기관을 방문해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등 국민불편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수년간 나오고 있지만,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치매관리법 제2조를 보면 '치매환자란 의사 또는 한의사로부터 치매로 진단받은 사람을 말한다'고 돼 있고, 한의대와 의대의 교육과정을 살펴봐도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한의사의 장기요양보험 치매진단서류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발급이 제한된 원인에 대해 박 이사는 2017년도 국정감사 처리결과보고서에서는 이와 관련된 지적에 대해 '한의계, 전문가 등이 참여한 한방치매진단 신뢰성 강화 위원회를 구성, 논의한 결과 건강보험 급여기준과의 '정합성'을 고려해 한방의 경우 한방신경정신과로 한정'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실제 이 위원회가 내놓은 최종보고서에서는 일반 한의사에게 치매진단 보완서류 작성에 필요한 표준안을 제시하고, 한의학 치매치료의 임상적 진단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결론지었음에 복지부는 그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 '정합성'이라는 이유로 발급에 제한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복지부가 얘기한 정합성은 건강보험 치매검사의 '주항' 때문이라고 추측되며, 즉 건강보험에서 일반 한의사가 하는 치매검사가 급여 산정이 안되기 때문에 요양보험의 치매진단 서류 역시 급여화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그러나 과연 건강보험상의 치매검사와 장기요양보험의 치매진단서류 발급이 '정합성'이라는 말로 표현될 만큼 대칭적인 문제인가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이사는 "복지부의 주장대로 정합성이 중요하다면, 일반 한의사가 건강보험에서 치매상병 진단을 임상 현장에서 많이 행하고 있으며, 또한 치료하는 것이 급여로 보장되고 있다면 장기요양에서도 치매진단 관련 서류 발급이 보장돼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복지부가 치매검사와 치매진단을 동일하게 보는 취지의 이 같은 답변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이어 "장기요양보험의 보완서류에서 요구하는 인지검사는 MMSE와 같은 선별검사나 GDS·CDR 등의 척도검사인데, 이러한 검사는 의과에서는 상대가치점수 100점에서 200점 사이의 검사에 해당하는 반면 한의과는 따로 수가가 없지만 한의과의 치매검사는 상대가치점수 300점대의 의과에 비해 보다 종합적인 신경인지검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대개 이러한 선별검사나 척도검사들은 간호사들도 수행하고 있으며, 한의과의 경우에는 수가가~없을 뿐 일반 진찰료 내에서 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건강보험의 치매검사와 장기요양보험의 치매진단 보완서류의 인지검사는 정합성을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박 이사는 "지난해 10월 전격적으로 급여화돼 현재 의과에서만 건강보험으로 보장되고 있는 SNSB·CERAD 등의 종합 신경인지기능 검사의 급여화 과정에 대해서도 애초 복지부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한정해 급여화를 실시할 방침이었지만 양방의료계의 즉각적인 반발로 불과 2∼3개월만에 전문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의사가 급여가 가능토록 변경됐다"며 "급여수가로 10∼20만원하는 신경인지기능검사가 양방의사들의 반대로 즉각 전체 의사로 확대되는 반면 불과 3만원 정도의 한방 급여항목의 치매검사를 일반 한의사로 하게끔 확대하자는 수년간의 목소리에도 납득되지 않는 논리로 묵살하는 정부의 태도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재정적인 이유로도 의과에 비해 부담이 크지 않고, 당위성에 있어서도 분명한 한의치매검사의 보장성 확대가 되지 않는 것은 불평등한 보건의료정책에 있으며, 이같은 불평등한 정책 추진은 곧 국민들의 진료선택권에 제한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 이사는 "현재 한의사는 △일반 한의사의 치매선별검사 및 척도검사 수가 부재 △일반 한의사의 치매검사 산정 제한 △일반 한의사의 장기요양등급 치매진단 관련 의견서 제한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의 종합 신경인지기능검사 급여화 배제 등의 부당한 제한을 받고 있다"며 "이는 단지 서류 발급만 하지 못하는 일반 한의사들이 치매 진단 자체를 할 수 없다는 편견이 확산되는 왜곡된 현실에 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치매안심센터의 협력의사와 관련해서도 협력의사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는 배제된 채, 인력 부족시에는 일반의사로 위촉도록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박 이사는 "내달 시행을 앞두고 있는 치매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는 협력의사의 자격으로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만 명시돼 있지만,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실제 요양병원 개설자 중에는 한의사가 상당 부분 있는 만큼 공립요양병원의 위탁자격과 치매안심병원의 인력기준에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를 배제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이사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야할 우리나라는 치매 문제만큼 어려운 도전과 과제가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해결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인력자원을 모두 총동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한의사가 배제되는 이면에는 우리 의료계에 만연화된 의사독점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치매라는 분야에 대해 일반 의사가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보다 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자체가 의료독점을 증명하는 단적인 예이며, 이러한 의료독점이 깨지지 않는 한 국민들이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길을 요원할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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