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한·중학술대회 개최…코로나 이후 첫 오프라인 학술대회

기사입력 2023.10.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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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활용’ 주제로 발전방안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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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영남권역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중화중의약학회가 주관한 ‘제27회 한·중학술대회’가 함께 진행됐다.

     

    한·중학술대회는 1992년 10월24일 대한한의사협회와 중국 중화중의약학회 간 체결된 ‘학술교류협정’에 의거해 한국과 중국에서 교차 개최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한 5년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오프라인 학술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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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환영사에서 “한·중학술대회는 1994년 북경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명실공히 한·중 전통의약의 활발한 교류와 우호 증진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본격적인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전통의학에 참여해야 할 미래의 의료 영역을 모색하고,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2024년은 대한한의학회와 중의약학회가 함께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며, 더욱이 대한한의학회는 내년 9월 제주도에서 제37회 ICMART 개최를 유치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30년도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개최되는 ‘ICMART 2024’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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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준평 중화중의약학회 부비서장은 “현재 세계보건기구는 의료 및 보건 시스템에서 전통의학의 역할 증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과 함께 양국 국민의 건강, 복지를 증진시키고 전 세계의 건강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공헌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3명의 연자가 참여해 ‘한의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활용’이라는 주제로 미래의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전통의학과 AI의 만남, 의료 혁신 모색”

     

    김창업 가천대학교 교수는 ‘chatGPT는 전통의학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거대언어모델 기반 새로운 AI 시대의 전통의학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GPT-4가 미국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한 연구를 예로 들며, 챗GPT는 의료 목적으로 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추가 조치 없이 의학 문제를 잘 풀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본 의사면허 시험이나 한국 의사면허 시험에서도 비슷한 연구들이 있었고, GPT-4를 이제 의료 현장에 이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거의 장벽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GPT-4와 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환자에 관해서 상담하거나 환자의 기록을 요약하는 등의 행위를 시켰을 때 완벽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

     

    특히 김 교수는 현재 스탠포드대학교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데, 현지 의사로부터 챗GPT 덕분에 보험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굉장히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실제로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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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업 교수는 “이처럼 양방의사들은 그 혜택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한의학을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챗GPT가 과연 한의학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우리가 이로부터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동엽 가천대 연구원이 한의사 국가시험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GPT-4의 결과는 합격점에 근접한 성적을 보여줬지만, 한국의 보건의료법이나 사상의학에서는 거의 낙제점을 받았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챗GPT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한의사 국가시험에서의 실기시험 모델로 제시되고 있는 진료수행평가(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이하 CPX)를 챗GPT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CPX란 일정한 반응을 훈련받은 표준화 환자가 주소를 호소하면, 학생이 이를 바탕으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투입 요소가 많은 고부담 시험이다. 

     

    하지만 챗GPT로 하여금 단순하게 시키는 것만으로 배우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우선 챗GPT에게 모의진료가 무엇인지 상황을 설명해주고, 표준화 환자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알려준다. 또한 이런 식으로 행동하라는 약간의 예시와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똑똑하게 행동하게끔 주의를 준다. 간혹 지침에 없는 질문으로 돌발상황을 만들어보기도 하지만, 챗GPT는 전반적으로 지침을 잘 지키며, 표준화 환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앞으로 프롬프트를 더 최적화하고 성능을 강화해 평가 메트릭 개발과 보이스 대화 기능까지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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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한의학 문서 기반 대화형 AI 연구에 대해서 소개했다. 기존의 거대 언어 모델 기반의 모델은 학습 과정에서 훈련받지 못한 데이터, 혹은 학습이 끝난 이후 새롭게 변화된 상황에 대해서는 반영이 안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질문자의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적절한 문서를 찾아 챗GPT한테 보여주면서 답변하도록 시키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팀은 예시로 ‘현대한의학개론’이라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화 모델을 만들었다. 사용자가 국내 한약을 기반으로 개발된 신약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었을 때, 챗GPT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이 책의 목차를 훑으면서 어떤 부분을 펼쳐봐야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지 판단을 하고 이후 답변을 만들어준다.

     

    김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 두 가지를 소개해드렸다”며 “챗GPT가 어떻게 동양 전통의학에 영향을 미치고 바꿀 것인지 다 같이 한 번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현재 한의사가 하고 있는 행위 중 굉장히 많은 부분이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능을 필요로 하지만 지루하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을 꼽았다. 그러나 여전히 대체되기 어려운 부분으로는 한의사가 하는 핵심적인 부분으로 △깊은 생각 △넓은 관점 △창의적인 사고를 꼽았다.

     

    김 교수는 “요즘 아이언맨에 나오는 토니 스타크가 된 기분이 들 때가 많다”며 “창의적이고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건 아니지만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부분을 AI에게 맡기고, 의사는 남는 시간을 훨씬 더 깊이 있고 전인적인 치료와 연구에 에너지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창업 교수의 발표 이외에도 △변증의 생물학적 기전(이상훈‧한국한의약연구원) △‘담(痰)’과 ‘어(瘀)’를 바탕으로 당귀작약산이 뇌수막 림프관을 통한 Aβ 배수에 대한 이론적 기초의 해석(왕치‧광저우 중의약대학) △중국 한약 혁신 모델에서의 연구 및 평가 현황(류젠쉰‧중국중의과학원 서원병원) △난소의 조기노화를 치료하는 중의 전통의학의 특색과 우위(천수링‧하남추자생식병원) △한약 조제 안전성 확보 방안(김경한‧우석대학교) 강연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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