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당사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줘야…어르신 선호도 높은 한의학 배제는 잘못된 정책방향"

기사입력 2018.11.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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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치료·예방에 소외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 지적…시급한 개선 필요
    치매안심센터에서도 한의사·의사의 협진모델 창출도 국민에게 도움될 것
    치매 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 국가토론회에서의 다양한 제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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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치매 예방과 치료, 한의약의 역할과 가능성'을 주제로 한 국회토론회가 개최된 가운데 이날 종합토론회에서는 현재 치매 치료와 관련 한의사·한의학이 적극 활용될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지적되는 것은 물론 향후 한의학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제언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종훈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발표를 통해 한의사의 치매요양 접점은 크게 △급성기병원과 요양시설의 중간역할인 요양병원에서의 치매 진료 △요양시설에서 활동하는 촉탁의 △노인장기요양 등급 결정에 중요한 서류인 소견서 발부 등으로 제시하며, 현재 이 같은 부분에서 한의사 및 한의학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에 대한 현황을 소개했다.

    박 이사는 "지난 한해 요양병원의 입원환자수를 한의와 양의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치매 관련 상병은 한의와 양의가 약 9:1 수준으로 분포돼 있으며, 이는 건강보험 진료비 점유율 3%대인 한의의 현황과 비교해 보면 매우 높은 비율"이라며 "또한 촉탁의 역시 의사 대비 한의사의 지정이 약 12%로 나타나는 등 실제 현장에서 한의사가 활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이사는 "치매 관련 등급인 5등급과 인지지원등급의 경우 치매진단 확인 보완서류가 필요한데, 의과에서는 전문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의사들이 발급할 수 있지만, 한의과는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만 발급할 수 있다는 부분이 큰 문제"라며 "이는 평소 한의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더라도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할 경우 다른 의료기관의 의사를 찾아가 다시 진료를 받아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국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이어 "이러한 현상을 야기하는 이유로 복지부에서는 건강보험상의 치매검사와 장기요양보험의 치매진단 서류 발급의 '정합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는 치매검사와 치매진단을 동일하게 본 복지부의 잘못된 답변"이라며 "이처럼 단지 서류의 발급만 하지 못하는 것인데, 일반 국민들은 이를 마치 일반 한의사는 치매 진단을 할 수 없다는 편경이 확산되는 왜곡된 현실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상동 대한노인회 선임이사는 "한의학이 노인들에 있어 선호도가 높은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로, 한의약은 노인들에게 다발하는 만성·난치성 질환뿐만 아니라 치매질환의 예방과 치료효과가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입증되고 있으며, 일본·중국에서는 이를 실제 임상에서도 적극 활용되고 있는데 반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국가제도에 포함되지 못해 노인들이 제대로 된 한의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노인들이 선호하는 한의학이 급여화 등을 통해 제도권으로 포함된다면 노인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선호하는 한의의료를 이용해 자신들의 건강을 돌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또 "치매질환의 경우 장기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한 만큼 한의약이 제도권에 포함되지 못한다면 한의치료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문턱에 의해 한의치료를 선택하는 못하게 돼 노인들은 진료선택권을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무릇 정책이라 함은 그 정책이 직접적인 당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해야 되며, 이런 취지에서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한의학이 치매국가책임제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은 잘못된 정책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기자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한의사와 의사가 치매 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들이 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재 치매안심센터에서 한의치료를 받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기자는 이어 "치매국가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는 스웨덴과 네덜란드에 가서 어떻게 제도가 시행되는지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치매 질환의 경우 진행형 질환이기 때문에 이들 국가에서도 질환 치료보다는 사회성과 예방 부분에 초점을 맞춰 치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한의학의 경우 노인세대들에게 친숙한 의료인 만큼 인지치료나 예방치료에 있어 치매안심센터에서도 한의치료가 제공된다면 노인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고 치료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 기자는 "지난해 동국대일산병원에서 한·양방 융합 뇌건강클리닉이 오픈, 치매와 건망증, 수면장애 등 뇌건강에 대해 한의사와 의사가 동시에 한 장소에서 상담을 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검사를 진행한 후 최적의 치료방식을 결정해 치료를 하고, 이후 치료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면서 최적의 융합치료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치매안심센터에서도 이 같은 모델을 도입해 한의사와 의사가 공동으로 융합치료·협진치료하는 모델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조충현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장은 "치매 관련 업무를 1년6개월 동안 담당하면서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되며, 치매국가책임제를 정부가 혼자 하기보다는 사회 각계각층과 협업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나의 역할은)다양한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 것인 만큼 오늘 토론회에서 제안되는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협의를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이어 "지난해에도 치매 관련 국회토론회에 참석했었는데, 오늘 발표된 내용을 들어보니 그동안 한의계에서 새로운 근거 마련 및 외국사례에 대한 분석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며 "오늘 제시된 세부적인 내용들은 보건복지부의 관련부서와의 검토를 진행한 후 대한한의사협회와의 협의를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성규 보건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 사무관도 "올해로 장기요양보험이 10년이 됐는데, 10년 동안 제도가 성공리에 안착하는데는 촉탁의 등으로 역할을 해온 한의사의 역할도 있다"며 "오늘 발표된 내용들을 잘 전달해 정책 부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종합토론에 앞서 김근우 좌장(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장)은 "치매를 단순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 장애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겪는 치매 질환은 다양한 심리적 증상과 더불어 치매질환에서 파생되는 신체적 증상까지를 포함한 질환"이라며 "이 때문에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가족 등 사회구성원들까지도 지장을 줄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깍아먹고 있는 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오늘 토론회에서 치매질환에 대한 한의학의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치매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질병을 중심으로 보는 양의와는 달리 한의학에서는 각 개인에 맞는 전인적인 접근을 통해 질병에 접근하는 것은 물론 예방의학에도 강점이 있는 한의학이야말로 치매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가장 적합한 의학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의료자원인 한의사를 정책에서 소외시키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박탈하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며, 오늘 토론회가 향후 국민보건의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의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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