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처방 본초학적 해설-39

기사입력 2023.04.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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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寒性 腹痛에 활용되는 ‘蟠蔥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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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동의보감에서는 腹痛의 원인을 6분류(寒 熱 死血 食積 痰飮 蟲)했으며, 景岳全書에서는 2분류(虛와 實)했다. 한편 證候名 분류에서는 李中梓의 醫宗必讀 등을 많이 응용하는데, 여기에서는 邪氣의 위치에 따른 太陰(脘腹) 少陰(臍腹) 厥陰(小腹) 腹痛을 각각 大腹痛(上腹痛) 臍腹痛(中腹痛) 小腹痛(下腹痛)으로 구분하고 있다. 


    원인에 따른 각각의 처방이 문헌에 따라 소개돼 있는데, 특히 龔廷賢은 壽世保元에서 반드시 寒熱虛實을 분별한 한의학 기본원리에 입각한 치료법을 소개하면서 腹部는 中州를 주관하는 장소라는 점을 기본으로, 특이하게 반드시 ‘脾胃를 튼튼하게 하는 약물로써 氣血을 조리하고 補養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므로 염두에 두라고 했다. 아울러 大腹痛의 대부분은 食積과 外邪이며 臍腹痛의 대부분은 積熱과 痰火이고 小腹痛의 대부분은 瘀血과 痰과 小便의 澁症이라는 점에 맞춰 처방을 구성했다. 이상과 같은 다양한 腹痛 원인 중에서 熱性인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부합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蟠蔥散이 있다.

      

    1. 蟠蔥散


    중국 송나라 때의 太平惠民和劑局方에 소개된 처방으로 ‘散劑로서 해당 약물을 가루내어 매회 2錢을 파를 뿌리째 달인 물로 복용’하는데 연유해서 ‘파(蔥白)의 기운을 서리게(蟠) 하는 散劑’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脾胃虛冷으로 인한 心腹攻刺連胸脅膀胱小腸腎氣作痛’의 효능으로 이후 동의보감과 의학입문을 비롯한 많은 문헌에서 痛症에 대한 처방에서 인용되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방약합편에서는 氣(氣痛-下焦氣滯), 胸(心腎痛), 前陰(寒疝,血疝-氣疝)에서 4회 소개됐는데, 이것 역시 모두 통증 관련 질환이며 치료를 위해서 辛溫한 약물로써 和血하고 下氣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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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구성 한약재 13품목을 寒性腹痛을 적응증으로 본초학적인 특징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8(熱2 微溫1) 平2로서 확실한 溫性처방으로 정리되는 바, 寒症에 대한 寒者熱之 溫經通脈으로 설명되고, 血滯에 관계된 부분으로는 寒凝血瘀 瘀滯卽痛의 원리에 부합된다. 기타 2품목의 平性약물이 함께 배합됐지만, 일반적인 처방에서 보통 활용되는 反佐의 약물배합이 없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辛味11 苦味6 甘味3 淡味1로서 주로 辛味이며 보조로 苦味가 관계함을 알 수 있다. 辛味는 能散·能行하는 작용(發散·行氣 혹은 潤養)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行氣·活血작용에 응용되는 약물이 해당된다. 苦味는 泄(能降·能瀉)·能燥·能堅의 작용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燥濕 및 降泄下氣작용을 갖고 있는 약물이 해당된다. 특히 주를 이루고 있는 辛味는 溫性과 더불어 확실한 상승작용을 나타냄으로써 血滯에 대한 活血기능을 담당하였으며, 보조적으로 苦味는 燥濕과 下氣를 위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11(胃7) 肝5(膽1) 肺4(大腸1) 腎4(膀胱1) 心4 이다. 주로 濕과 血에 관련돼 脾胃(脾惡濕, 脾統血, 脾胃常要溫), 活血과 止痙의 肝膽(肝主筋, 肝氣犯脾, 肝膽不寜), 降泄下氣작용의 肺(肺主行水, 肺爲通調水道), 利水와 위치에 대한 腎膀胱(腎主水, 膀胱主一身之表), 活血과 燥濕의 心(心主血, 下能利小便而滲濕)으로 설명된다. 전체적으로 燥濕에 중점을 두고 活血을 통한 鎭痛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理脾胃藥7(溫中燥濕藥2 溫中止痛藥2 溫中下氣藥1 補脾氣藥1 利水滲濕藥1), 理肝藥4(活血祛瘀藥3 順肝氣藥1), 溫下焦藥1, 發散風寒藥1로 분류된다. 즉 전체적으로는 脾胃冷에 맞춰진 약물이 주류로서 君藥계열을 형성하고 있으며, 여기에 血滯卽痛作에 근거한 活血祛瘀를 통한 止痛 및 消腫약물 등이 보조하고 있는 형태이다.


    2. 구성약물의 세부 분류

    1. 君藥-脾胃冷으로 인한 胸膈痞滿 식욕부진 嘔逆 腹冷泄瀉 등에 대처하는 주된 약물


    1)蒼朮과 砂仁: 芳香性化濕약물로서 기본적으로 溫中焦하며 脾胃의 濕邪를 化濕시킨다. 溫하면서도 燥熱하지 않고 行氣하되 破氣하지 않은 장점이 있어(性溫而不燥 行氣而不破氣 調中而不傷中) 능히 醒脾開胃시키며, 中焦에 濕邪가 阻滯하거나 脾胃氣滯 및 虛症으로 진입한 寒證에 적용될 수 있다.


    2)乾薑과 丁香皮: 溫裏약물로서 脾胃虛寒한 吐瀉冷痛 등에 응용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脾喜溫에 연유한 것으로서, 虛寒呃逆의 각종 痛症(腹部隱隱而痛 腹中鳴如雷)에 대한 鎭痙鎭痛 작용이고, 주된 작용부위는 中焦∼臍腹이다. 한편 丁香皮는 정향나무의 樹皮로서 열매인 丁香에 비해 효력이 약하므로, 효력의 증강을 위해서는 丁香으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3)檳榔: 驅蟲약물에 속하지만, 아울러 溫性을 이용한 通行작용으로 行氣消積 작용이 탁월하며 아울러 利水 작용을 나타내는 溫中下氣약물이다. 이를 이용하여 食積氣滯와 脘腹脹痛 瀉痢後腫 水腫脚氣 등 證에 응용된다. 특히 腸의 氣를 하강시키는 下氣劑로 腸間膜 경련 등과 같은 疝症과 痢疾에서의 裏急後重 그리고 大小便 腹部脹滿症에 응용된다. 


    4)甘草(炙): 炙하면 溫性을 나타내는 補脾氣약물이다. 대부분 처방에서와 같이 諸藥조화의 역할을 기본으로, 溫性이 필요한 경우에는 炙하여 응용된다(예: 炙甘草湯). 이는 脾胃常要溫의 원칙에 맞춘 것으로서, 溫中을 목적으로 할 때(예: 脾胃氣弱 食少 腹痛便溏 등)에는 補脾益氣의 목적으로 蜜炙하는 것이 더욱 마땅하다고 본다.


    5)白茯苓: 利水滲濕약물로서 脾虛로 水濕이 內停되어 나타나는 證에 모두 응용하며 특히 脾虛濕勝의 證에 더욱 적당하다. 이는 脾惡濕의 원칙에 맞는 것으로서, 茯苓의 종류에서 白茯苓은 健脾補中>利水滲濕 기능을 가지며, 이는 補하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2. 臣藥-瘀血의 제거를 통한 鎭痛 및 消腫을 위한 보조약물

    1)玄胡索과 蓬朮 三稜 : 活血祛瘀약물로서 活血理氣의 要藥으로, 氣暢血行하면 痛하지 않게 되므로 止痛에 良藥이 된다. 그러므로 氣血이 凝滯되어 있거나 瘀血이 停滯하여 나타나는 一身의 上下諸痛에 고루 응용하며, 특히 飮食不節이나 脾가 運化失常하여 나타나는 脘腹脹滿疼痛의 證에 더욱 빠른 치료효과가 있다. 특히 蓬朮과 三棱은 효능이 비슷하여 相須약물로 동시에 배합되기도 한다. 정확하게는 活血力에서는 三棱>蓬朮하며, 理氣力(消化力)은 三棱<蓬朮하므로, 보통 祛瘀消積에는 三棱이 장점을 가지고 있고 行氣止痛에는 蓬朮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정리된다. 한편 玄胡索의 경우 주된 성분인 각종 alkaloid들이 醋炙를 거치면 높은 活血止痛을 나타낸다는 최근 보고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2)靑皮: 順氣약물로서 順肝氣를 통한 鎭痛의 보조약물이다. 肝經에 入하여 破氣開鬱하고 散結消塊하는데, 肝氣鬱滯로 인한 胸脇脹痛과 乳房脹痛 및 疝氣疼痛 등에 응용된다. 소화불량의 경우 강한 理氣 작용을 필요로 할 때 응용되는데, 食積不和로 胃脘부위가 痞悶脹滿한 證에 다용된다.

    3. 佐藥역할의 肉桂: 溫裏약물로서 溫陽通脈의 역할로 주로 溫下焦하며, 아울러 暖脾胃함으로써 효능의 범위를 中焦까지 넓힐 수 있다. 특히 溫中焦하는 乾薑과 같이 배합하여 祛寒溫中의 효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데, 이는 久寒積冷 臟腑虛弱 心腹疼痛 脇肋脹痛 泄瀉腸鳴 手足厥冷 등의 병증이 나타날 경우를 말한다(예: 大己寒丸).


    4. 使藥역할의 蔥白: 解表약물로서 發散風寒 通陽化氣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蟠蔥散에서의 蔥白은 通陽化氣 작용으로 脾胃虛冷 心腹攻刺 등의 경우에 적용된다. 이는 蔥白이 능히 上下를 宣通하고, 表裏를 通達케 하며, 外로는 寒邪를 散하여 解表하고, 內로는 陽氣를 通하게 하여 止痛하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효능은 蔥白이 에너지 대사촉진의 보조약으로서 각종 신경질환에 혈액순환을 촉진함을 알 수 있는데, 이를 通陽理血이라 설명하고 있다. 한편 蟠蔥散에서 뿌리달린 蔥白을 응용하였는데, 약용부위 鱗莖인 蔥白에 비해 뿌리인 蔥鬚는 性味와 효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에서, 해당약물의 전체적인 활용을 도모한 것으로 보여진다.


    3. 정리 

     

    蟠蔥散은 전체적으로 燥濕運脾에 기본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溫性약물을 위주로 하여 活血祛瘀시키는 약물을 조합시킨 脾胃冷의 모든 통증과 積塊를 치료하는 처방으로 정리된다. 즉 虛症의 초기상태로 진입한 寒性 腹痛의 원인에 대한 대처로서 濕과 瘀血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에 대한 것을 활성화시켜 증후를 없애고 개선시켜 주는 구성이다. 구체적으로는 辛溫한 약물을 대부분 활용함으로써, 內濕에는 芳香性化濕과 利尿 및 下氣를, 혈액순환과 통증관리를 위해서는 活血 祛瘀를 응용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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