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승 교수
(전 우석대한의대)
#편저자 주 : 한약물 이용 치료법이 한의의료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상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문제 해답의 근본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통처방의 진정한 의미를 이 시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응용률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신진대사질환인 肥滿 관련 5번째 처방을 소개함으로써 치료약으로서의 한약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한다. 향후 대상질환을 점차 확대할 것이며, 효율 높은 한약재 선택을 위해 해당 처방에서의 논란대상 한약재 1종의 관능감별 point를 중점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한의학의 因人制宜 원칙을 구체화하고 도식화한 대표적인 모형이 사상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크게 4체질로 분류해 접근했고, 비만 역시 이에 부응하는 원인 분석 및 처방으로 접근이 가능했다.
사상의학에서 태음인체질은 비만해지기 쉽고 체중 감량도 어렵다고 보았는데, 그동안의 처방 분석 및 임상연구를 살펴보면 체중 감량효과가 뚜렷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는 처방이 太陰調胃湯이었다. 이는 장기간의 비만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만성질환과 저항력 감퇴 등의 문제를 체질처방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한편 임상에서 비만치료에 활용되는 개별약물 중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麻黃이 여기에 포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麻黃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기타 한약재와의 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비만에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太陰調胃湯은 1894년 李濟馬의 東醫壽世保元에서 表寒證에 응용됐다. 表寒證은 태음인 가운데에서도 寒氣를 잘 타는 사람, 곧 素病寒者에게 쉽게 발생하는 胃脘受寒表寒病의 대표증상이다. 素病寒者는 태음인기본 장부구조인 肝大肺小에 부합하여, 몸이 차고 땀이 없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짧은 잔기침과 食滯 및 痞滿 그리고 소변량이 감소하면서 설사가 있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즉 胃脘受寒表寒病은 胃脘이 氣液을 上達하고 呼散하는 기능이 약화되어 表局이 寒氣를 이기지 못해 발생하는 表病 逆證인 胃脘寒證에 해당한다. 이는 소화기의 胃脘과 호흡기의 肺에 있어 기능적 위축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병증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구성 한약재 8품목의 본초학적 특징에 대해 태음인비만을 적응증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1)氣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溫3 平3 微寒(凉)2로서 溫性처방으로 정리되는데, 寒症인 체질의 비만에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溫性약물은 斂肺滋腎(五味子), 開竅化濕(石菖蒲), 發散風寒(麻黃)으로 세분되는데, 이는 脾胃常要溫과 脾愛煖 脾惡濕 그리고 形寒飮冷則傷肺의 원칙으로 설명된다. 또한 平性약물은 補氣(乾栗), 助消化酵素(蘿葍子), 淸化熱痰(桔梗)으로 세분된다. 한편 微寒약물은 利水滲濕(薏苡仁), 養陰潤肺(麥門冬)로 세분되는데, 이는 脾惡濕의 원리에 따른 소화기 보강과 淸潤生津을 통한 호흡기 보강으로 설명된다. 이러한 내용은 전체적으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의 虛寒性 비만에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味를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포함) 甘味5 辛味4 苦味2(微苦2) 淡味1 微鹹1 酸味1로서 甘辛苦味로 정리된다. 이는 滋補和中緩急 목적의 甘味로써 소화기계통 장애에 대처하며, 發散行氣滋養의 辛味로써 호흡기계통 장애를 대처하고, 淸熱降火燥濕의 苦味의 배합으로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 장애를 보강하는 형태이다. 전체적으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의 虛寒性 비만 적용에 부합된다.
3)歸經을 기준으로 분석하면(중복 및 臟腑表裏 포함), 脾3(胃4) 肺6 心3 腎2(膀胱1) 肝1로서 脾胃肺經으로 정리된다. 虛寒性 비만을 기준으로 재분석하면, 주된 歸經으로서의 脾胃經은 後天의 正氣인 水穀之精을 총괄하는 장부로서 脾喜潤而惡濕 胃爲受納之器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 한편 肺의 경우는 肺主皮毛(麻黃) 肺爲通調水道(薏苡仁) 肺爲貯痰之氣(桔梗) 肺腎陰虛(五味子)의 역할로 분담된다. 歸經 역시 소화기와 호흡기 계통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효능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補益藥3(補氣-乾栗, 補陰-五味子 麥門冬) 消食藥3(滲濕-薏苡仁, 調消化-蘿葍子 開竅化濕-石菖蒲) 祛痰藥2(淸化熱痰-桔梗, 發散風寒-麻黃)로 정리된다. 비만을 대상으로 하여 전체적으로 관찰해보면 체질을 비롯한 여러 원인으로 나타난 기운허약과 이에 동반하는 소화장애에 대한 주된 접근과, 비만의 근본인 痰에 대한 원인 접근(桔梗) 및 발한을 통한 祛痰 촉진(麻黃)의 역할로 분류된다.
2. 太陰調胃湯 구성약물 분석
1)薏苡仁과 乾栗
①사상의학: 主病에 주요한 치료작용을 하는 君藥에 속한다. 薏苡仁은 肺胃의 邪熱을 없애 음식소화를 돕고 乾栗은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腎의 기운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통해 胃脘의 上升之力 또는 上達而呼散을 직접 도와주고 있다. 태음인 表病의 여러 처방에서 薏苡仁과 乾栗이 광범위하게 사용됐던 점도 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②본초학: 健脾滲濕으로 위로는 淸肺熱하며 아래로는 除腸胃濕하는 薏苡仁은, 脾를 補하되 滋膩하지 않고 滲濕하되 峻利하지 않으며 藥性이 緩下한 淸補淡滲의 要藥이다(예: 蔘苓白朮散). 아울러 脾主運化→上淸肺→肺主肅降하여 肺氣를 충족시켜주어 補肺한다. 한편 養胃健脾하고 補腎强筋하는 乾栗은 용량이 과다하면 소화장애를 발생시키는데, 薏苡仁(除腸胃濕)과 蘿葍子(消食導滯)가 이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다.
2)蘿葍子
①사상의학: 君藥을 보좌하여 치료작용을 높이는 약물에 속하는 臣藥으로 사용된 蘿葍子는 痰 제거를 비롯해 小腸의 吸聚기능이 항진되는 부담을 덜어주는 2차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한편 蘿葍子는 使藥으로 사용된 石菖蒲의 협력하여 脾胃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②본초학: 消食導滯 降氣祛痰의 蘿葍子는 消食하는 중에 行氣除脹의 효능을 나타내며 주로 實證에 사용하는 標性약물이다. 2차적 효능인 祛痰의 경우 痰飮停留 咳嗽 痰多 氣喘의 證을 치료하는데 化痰止咳하는 약물과 같이 사용하면 효과가 현저하지만(예: 三子養親湯), 肺腎虛한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다.
3)五味子와 麥門冬, 桔梗
①사상의학: 君藥과 臣藥의 兼證인 肺元을 직접 돕는데 협력하는 약물에 속하는 佐助藥이다. 五味子는 健肺潤肺하고 麥門冬은 補肺和肺하여, 胃脘寒證으로 손상된 肺元의 呼散之氣를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肺元에 직접 작용하는 標性약물인 桔梗이 가세함으로써 효력을 상승시키고 있다. 氣液을 호흡하는 문호로서, 특히 胃脘은 肺가 관할하여 호위한다는 이론에 부합된다.
②본초학: 斂肺滋腎의 五味子는 潤肺의 작용으로 주로 氣盡하여 일어나는 虛痰에 止渴生津 작용으로 燥證을 없애고 潤肺시키는(예: 止嗽散) 補性약물이다. 養陰潤肺의 麥門冬 역시 潤肺의 작용으로 陰虛肺燥로 咳逆痰稠하고 咽喉不利한 증에 응용(예: 麥門冬湯)되며 아울러 潤肺로 養胃淸心하는 補性약물이다. 祛痰鎭咳劑로서 宣肺祛痰하는 양호한 효능이 있는 桔梗은 上焦를 宣通(‘舟楫之劑’)하여 胸膈과 咽喉를 편안하게 해주는 宣肺祛痰(예: 甘桔湯, 敗毒散)의 標性약물이다.
4)石菖蒲와 麻黃
①사상의학: 처방 중의 모든 약물을 病所로 이끌어들일 수 있는 使藥이다. 石菖蒲는 開竅安神의 작용으로 다른 약물의 脾胃기능을 끌어 올리고 肺氣가 불안정하여 발생한 痞滿증상을 치료하며 아울러 心病證을 해소해준다. 麻黃은 胃脘으로부터 皮毛에 이르는 上焦의 氣液순환을 도와 태음인 呼散之氣가 인체 가장 바깥부분까지 이르도록 한다. 비만치료에서 단일 약물로는 麻黃사용이 높은 것도 이에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
②본초학: 麻黃은 대표적인 發汗解表劑이나 부작용 관계로 後世方에서는 기피했던 약물 중 하나다. 그러나 태음인의 경우 ‘腠理緻密而多鬱滯氣血難以通利’하므로 發汗을 통해 腠理를 개방시켜주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또한 본초학적으로도 麻黃은 위로는 肺氣를 開宣하여 發汗하고 또한 水道를 通調케 하여 膀胱으로 下輸하여 利水시켜 주며, 太陰調胃湯의 不眠과 心悸亢進·心煩 및 上氣등의 부작용이 麻黃의 부작용과 일치한다.
3. 정리
비만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태음인에 사용되었던 太陰調胃湯은, 사상의학적으로 소화기의 胃脘과 호흡기의 肺에 있어 기능적 위축이 동시에 발생한 胃脘寒證 치료약물이다. 이와 같은 사상의학적 관점을 떠나 본초학적인 관점으로 구성약물을 살펴봤을 때도, 접근 방법과 사용된 용어에서의 차이를 빼고는 종합적인 면에서의 상호간의 관점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본적으로 소화기 및 호흡기 계통의 취약성을 보이는 태음인의 虛寒性 비만에 적극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처방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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