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규 회장 “이제 기초한의학 성과 하나로 결집할 때…구심점 역할할 것”
대한한의학회 산하 기초 분야 10개의 회원학회가 참여하는 ‘기초한의학협의회’가 공식 발족, 향후 기초한의학 중심 학술교류의 장을 마련해 기초한의학 발전 및 관련 학회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기초한의학협의회(회장 고성규·이하 협의회)는 지난 10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정창현 한국한의약진흥원장, 이진용 한국한의학연구원장,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 최도영 대한한의학회장, 박성우 서울시한의사회장, 정준택 인천시한의사회장,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장, 이재동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개최, 협의회의 공식적인 출범을 선포했다.
협의회에는 △대한본초학회 △대한한의학원전학회 △한국의사학회 △대한동의생리학회 △한의병리학회 △대한한의학방제학회 △경락경혈학회 △대한예방한의학회 △대한형상의학회 △소문학회 등 10개 회원학회로 구성됐다.
고성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개최되는 학술대회를 보면 대부분 임상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임상 등의 근간이 되는 것은 바로 기초한의학”이라며 “앞으로 협의회에서는 기초한의학에 대한 중요성을 공유하고 이를 발전시키는데 주력하는 것과 더불어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해 임상은 물론 산업화 등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어 “회원학회 각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 학문적인 발전을 이뤄내고 있지만, 이제는 그 역량은 하나로 결집해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며 “향후 협의회에는 추가적으로 관련 학회 참여를 유도하는 등 기초한의학이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개 학회를 대표해 인사말을 전한 임병묵 예방한의학회장은 “최근 기초학 전공자 지원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각 대학에서도 기초과목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무거운 마음을 떨치기 힘들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초 전공자, 교수들의 지혜와 노력이 중요한 가운데 오늘 협의회 출범은 그 자체로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협의회가 기초 분야 회원학회간 정보와 학술 교류의 장, 학문 후속세대 만남의 장으로서 기초한의학의 질적·양적 발전을 이끌 토대가 되고, 기초한의학의 위기를 타개할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도영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기초한의학은 한의학의 뿌리인 만큼 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앞으로 한의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뿌리깊은 나무가 되어달라”고 전했으며, 정창현·이진용 원장과 이재동 이사장도 축사를 통해 협의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특히 홍주의 회장은 “어떤 행위정의를 함에 있어 한의학적 기초나 정의가 너무나 절실하고 아쉬운 상황에서 협의회의 발족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기초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없다면 10, 20년 후에 우리는 후회와 반성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이 자리가 미래 한의학, 한의사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발족식 이후 진행된 기초한의학학술대회에서는 △보완대체의학 및 통합의학의 역사, 그리고 한의학(김남일 경희대 교수) △기초한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지규용 동의대 교수)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김남일 교수는 발표를 통해 보완대체의학·통합의학 개념의 형성과정을 설명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국가의료체계 내 통합의료 단계는 △용인 단계(생의학 위주의 국가의료체계, 전통의학(보완대체의학) 일부 시술 허용) △포함 단계(전통의학의 존재 인정, 국가의료체계에 부분 편입) △통합 단계(전통의학 공식 인정 및 전면적 제도화)이고, 이 기준에 의하면 한국의 의료체계는 한의학이 국가의료체계 내 공식 인정돼 있으며, 제도화 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통합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통합의학의 개념은 기존 주류의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토대로 전인적 관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치유함에 있어 기존 주류의학과 다양한 보완대체의학을 협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만큼 통합의학의 개념을 의료일원화의 개념과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통합의학의 맥락에서 한의학이 기여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의 의료적·학문적 가치가 양방의학과 어떠한 방식으로 협조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규용 교수는 ‘한의학 기초이론의 현대화와 한의학 이론용어’(이충열 가천대 교수)에 대한 연구내용을 소개하며, “한의학 기초이론의 역할은 한의학을 내적 일관성을 가진 하나의 지식체계로 조직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의학을 한의학답게 만드는 고유하고도 본질적인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것이며, 이 요소들은 관점일 수도, 이론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구체화(지식 형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현재 한의학이 겪고 있는 당면과제를 위한필수적은 우선 과제와 해법과 관련해서는 “사회와 주류의학에 편입, 즉 현대화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화가 필요하다”며 “과학화를 위해서는 인터페이스(개념 단위) 용어 정의와 매칭, 플랫폼(세계관·인간관·질병관) 공유, 연구방법과 한의지식체계 DB 구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세션2에서는 ‘감염병과 통증’을 주제로 △만성 난치성 통증의 평가 및 치료기술(김선광 경희대 교수) △역병과 의료위기, 대응의 역사(안상우 한국의사학회장) △시스템 생물학으로 본 변증 연구의 미래(이상훈 한의학연구원 박사) △신종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적 대응(김상현 한의학연구원 박사) 등이 발표됐다.
이밖에 ‘Young Scientist’를 주제로 한 세션3에서는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양방치료와 한방 침치료 병행의 경제성평가 연구(현은혜·서울대) △기계학습 관점에서의 한의학 변증 모델링(배효진·가천대) △한약기전의 복잡성 포착을 위한 네트워크 약리학 접근(이원웅·가천대) 등의 젊은 한의과학자들의 연구결과들이 소개됐다.
한편 기초한의학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고성규 회장이 좌장을 맡아 김병수 대한동의생리학회장, 박히준 경락경혈학회장, 임병묵 대한예방한의학회장, 김진돈 대한형상의학회장, 김남일 한국의사학회 명예회장, 심범상 한의병리학회장, 김준래 소문학회장, 박완수 대한본초학회 감사, 이병욱 대한한의학원전학회 부회장 등이 참여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많이 본 뉴스
- 1 식약처, ‘2025 자주하는 질문집’ 발간
- 2 한의사 X-ray 사용…‘의료법 개정안’, 국회 검토 돌입
- 3 첩약건강보험 ‘조건에 따라 원점 재검토’ 찬성 ‘63.25%’
- 4 멸종위기 약초 생산체계의 지속가능성 ‘제시’
- 5 수원특례시한의사회, 강서원 신임 회장 선출
- 6 국가보훈부 “한의원, ‘보훈위탁병원’으로 지정한다”
- 7 “피부미용 전문가는 양방 일반의가 아닌 한의사!!”
- 8 “한의사 주치의제 도입 통해 일차의료 강화해야”
- 9 “한의약 육성발전 계획 핵심 키워드는 AI와 통합의료”
- 10 한의 레지스트리에서 침도·두개천골까지…인지장애 대응 기반 고도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