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통한 실질적인 남북교류 방안은?

기사입력 2018.07.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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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지난 24일 ‘남북교류를 대비한 한의약 역할 강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6차 한의약보건정책포럼에서 종합토론에는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이하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종자보전연구실 팀장 △신영종 나우중의컨설팅 대표 △이준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장 △황정 한약진흥재단 책임연구원이 참여해 컨트롤타워의 필요성과 전문적인 대북지원단체 설립, 한반도 기반 한약자원 확보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토론자들의 발언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강영식
    “고려의약품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한 한의약 클러스터 개발 필요”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북한은 보건의료의 70~80%를 고려의사가 전담하고 있다. 적어도 북한 주민들에게 고려의학은 생존의 문제이고 실질적인 보건의료의 핵심인 셈이다.
    이같은 고려의학의 핵심은 질 좋고 우수한 고려의학품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GMP수준의 고려의약품 공장을 북한과 협력해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그외 다양한 곁가지들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고려의학품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한 클러스터 조성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내 수입 한약재가 50%를 차지하고 있고 그 규모가 1500억원 정도다.
    한약재 생산, 가공 등 종합적인 한의약 클러스터가 만들어 지면 한의학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다만 대북지원의 원동력은 민간단체의 독자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에만 의존해서는 이를 담보할 수 없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가 고려의약품 공장 설립 사업을 다시 맡아 현재 남아있는 고려의학품 생산공장 부지에 공장을 새롭게 설립하고 배후지역을 개발해 스스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의사협회나 치과의사협회에는 대북지원단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한의계는 없는 것으로 안다.
    한의협을 주축으로 한 전문적인 대북지원단체가 있어야 중장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진지하게 고민해줬으면 한다.

    최근 발표에 의하면 북한 5세 미만 어린이의 20%가 만성영양실조라고 한다.
    이 통계를 믿을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이, 임산부 등 건강 취약계층에 대한 영양보조제가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한약을 이용한 영양보조제를 공동으로 개발해 보급하는 것도 북한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국민의 공감대도 얻을 수 있는 의미있는 지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하얀
    “한반도 기반 한약자원 확보와 유지‧보존 우선 추진해야”
    이하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종자보전연구실 팀장
    먼저 나고야의정서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약 자원은 이용을 위한 것이니 생물자원의 이용 입장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나고야의정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속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한약 자원의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반도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산림자원에 근간을 두고 있다.
    한반도 자생식물은 1200여종에 달하며 이중 30~40%를 약용작물로 사용하는데 이가운데 360여종은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식물이다.
    그런데 장군풀 같은 경우에는 북한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식물에 대한 확보가 우선돼야 연구나 공장운영을 공동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기후변화에 따라 자생지가 점점 소실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고산식물의 경우 계속 자생지가 협소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남과 북이 제일 먼저 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는 일에 우선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식물성 자원을 대표적으로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종자를 보존하는 것이고 한약재에도 식물성이 가장 많다.
    씨드볼트는 가장 안정적으로 종자를 보존하는 시설인데 이를 기반으로 한반도의 한약자원을 확보하고 유지‧보존하는데 힘쓰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것이다.

    신영종
    “남북 교류, 한의약 세계화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
    신영종 나우중의컨설팅 대표
    한의약이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남북교류가 활발해 지면 전 세계에서 한의약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북교류가 한의약의 세계화에 긍정적 영향 미칠것이라는 가정하게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중국은 중성약을 비롯해 중약재와 추출물 등 다양한 형태로 세계 각국에 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의약백서에 따르면 183개국에 중의약이 퍼져있고 중의약 관련 법률을 마련한 국가도 29개국에 달한다.
    러시아만 하더라도 중성약, 중약재, 추출물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뇌혈관 질환 약인 화타제조환은 러시아에서 기본 약물목록에 포함돼 있을 정도다.
    중국은 의약품 형태로만 해당 국가에 진출하려하지 않고 의약품 이외의 다양한 형태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중약산업 수출액을 살펴보면 중약재와 추출물 관련 수출이 85%에 달해 의약품 이외의 다양한 형태로 수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약품으로 인정받으려는 노력과 투자도 필요하지만 해외 소비자들이 한약을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형성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컨셉과 형태를 제공하는 시도를 계속 해야한다는 얘기다.

    한약재를 활용한 의약품의 경우 한의약 이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효나 작용 기전들을 현지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어렵고 이는 해외시장 진출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한의학적 지식을 갖춘 현지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은 현지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데 2017년말 기준으로 19개국에 중의약센터를 개설했으며 이중 14개가 유라시아 지역에 설립됐다.
    중의약센터 소속 중의사들은 러시아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러시아 의료인에게 중의약을 전수하는 역할을 한다.
    현지 의료인과 접점을 만들어 중의약에 우호적인 현지 의료인을 확보하면서 중의약 진료로 효과를 본 환자들은 현지에서 중의약 수요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 중의약 합법화가 정식으로 논의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과정과 노력의 결과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해외거점센터를 열심히 짓고 있는데 유라시아 의학센터의 역할을 확대해 현지에 한의학에 우호적이고 한의학을 이해하는 아군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의료관광과 연계한 전략도 요구된다.
    중국은 중의약품을 의료관광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현재 중의약이 세계전통의학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침구에 비해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에서는 아직 확실한 주도적 위치를 잡고 있지는 못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면서 우리만의 작지만 확고한 시장을 구축한다면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되듯이 충분한 시장을 확보하면서 남북교류를 발판삼아 한의약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이준혁
    “기획단계부터 차분하고 질서있게 접근해야”
    이준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정책연구센터장
    최근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좀 더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사업 아이템 중심으로 논의되는 측면이 있고 이렇게 되면 자칫 외부환경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교류를 해야하는 이유나 타당성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내부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는 차분하고 질서있게 접근하자고 얘기를 하는데 공감되는 측면이 있다.
    선도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빨리 간다고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기획단계가 비록 예산과 시간이 들더라도 중장기 기획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깊게 들어가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사업을 하다보면 근거나 법이 필요하다.
    한의약육성법만 하더라도 남북교류 협력 촉진 부분이 있으니 이를 활용하고 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부터는 남북교류 관련 내용을 넣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남북관계가 단절된지 오래돼서 그런지 정보도 없고 전문가도 찾아보기 힘들다.
    좋지 않은 시기에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지 못한 결과이며 이를 단시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매년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는 통일의학센터가 모범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성과가 더디더라도 기반을 쌓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그리고 과연 북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는바가 없다는 점이다.
    수요에 대한 파악 없이 공급자 입장에서만 접근해서는 진정한 교류가 아닌 일방적인 사업이 될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전통의학이 남북교류에서 가장 좋은 점은 의료, 과학기술, 학술 등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같이 해야할 네트워크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회에서 혼자하기 어렵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활용해 포괄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분야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의계 내부에서만 논의하기 보다 오픈해서 외부 전문가들을 많이 활용했으면 한다.

    황정
    “남북교류의 기본 방향은 협력 통한 상호이익”
    황정 한약진흥재단 책임연구원
    현재 남북관계의 변화는 엄밀하게 말해서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추구하는 남북협력 방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한의계의 필요성과 연계지어 앞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려는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 강조하는 것이 실질적인 상호 이익이다. 북한도 과거와 달리 협력 위주의 대북원조를 선호하는 듯 하다.
    그래서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인력과 한약 자원 및 토지 이용 등이 상호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교류가 이뤄졌을 때 한의학이 남북교류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분야를 생각해 보면 먼저 한약재 부분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남한은 질 좋은 값싼 한약재 구입이 가능해지고 북한은 수입 증대 효과를 가져와 상호 이익 증대가 가능하다.
    사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산 한약재가 국내에 연평균 50억원 정도 규모로 수입된바 있다.
    그러나 부적합 사례가 적발되면서 문제가 됐는데 앞으로 북한 한약재가 다시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면 품질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국내 의약품 기준에 합당한 한약재가 북한에서 생산된다면 충분히 중국산 한약재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약제제부분도 고려해볼 수 있다.
    북한은 고려의학이 1차의료에서 80%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어떠한 식으로든 고려의학의 발전을 가속화 시켰을 것이고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약전에 고려의약한약제제가 524종 등록돼 있어 고려의학이나 고려한약제제가 남한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약제제 생산부분에서 남한의 인프라와 기술을 접목한다면 북한에 의약품 보급과 보건의료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한의약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기술적 토대도 함께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화 전략도 남북이 같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구축된 유라시아의학센터는 2009년 남북의 직접 교류와 협력이 어려워지면서 남‧북‧러 공동협력을 위한 우회적 접근이었는데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러시아와 교류가 깊었던 북한은 경제적인 이유로 90년 초부터 임상의사들을 진출시켜 러시아 산업현장에서 저변을 확대 하고 있다.
    또 러시아 시장이 매력적인 것 중 하나가 유럽에 소속돼 있지만 동양전통의학에 개방적이고 시장 규모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러시아 정부의 보건의료 공무원들이 같은 의학이라면 중국보다 한국이 더 뛰어날 것이라는 인식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남북이 공동으로 해외진출을 도모할 때 러시아 시장은 충분히 승산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는 분야이고 보건의료체계 안에서 협의가 필요한 만큼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당분간 해줘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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