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찬 회장 “진단기기 규제 철폐·지자체 한의약 전담부서 설치 필요” 강조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윤성찬, 이하 경기지부)가 지금까지 경기지부가 걸어온 역사의 발자취 되돌아보며, 현재와 미래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지부는 지난 15일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경기한의 80년, 역사에서 미래 의학의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경기도한의사회 창립 80주년 및 80년사 발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정계인사를 비롯해 중앙회·경기지부 임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는 △굳건히 걸어온 길(역사) △경기도민과 함께 하는 길(현재) △힘차게 나아갈 길(미래) 등 3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 굳건히 걸어온 길
우선 경기지부를 이끌어온 역대 회장들을 기리는 순서에서는 박순환(18대)·안대종(19·20·21대)·최영국(23대)·박광은(28대) 명예회장을 비롯해 중앙회 최환영 명예회장도 함께 단상에 올랐으며, 박순환 명예회장의 개회선언으로 행사의 막을 열었다.
윤성찬 회장은 먼저 경기지부의 태동기와 한의학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윤 회장에 따르면 일본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한의사가 ‘의생’으로 격하됐고, 1942년 경기도의생회가 공식기구로 출범한 이후 1945년 조선의사회 경기지부를 거쳐 1954년 경기도한의사회가 창립됐다. 경기지부는 일제강점기 차별과 서러움을 겪으면서 탄생한 경기도의생회 출범을 기원으로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이했다.
윤 회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한의학의 역사는 한민족의 역사와 같다”며 “일제강점기만 겪지 않았다면 연간 300조원을 넘어서는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중국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현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특히 윤 회장은 “지금이라도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을 ‘한의약청’으로 승격시키고 의료제도의 불공정 개선 및 한의사 진단기기 사용 규제를 철폐한다면 2050년 60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한의학을 통한 국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참석한 정계인사들은 법과 제도가 바뀌는데 있어 도움을 부탁드리며, 언론인들도 한의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전통의학의 맹주였던 대한민국이 정부의 잘못된 제도와 정책 등으로 인해 우리가 가진 도구와 지식으로 국민들에게 마음껏 봉사할 수 없는 현실에 처해있다”며 “이는 한의사들의 투쟁 목표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데 가장 최우선에 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어 “이번 경기지부 80주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일제의 핍박에서 이어진 한의계의 편파적인 부당한 억압을 해소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며 “20년 후에는 한의사들의 현 상황이 개선되는 100주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의사들의 강력한 의지와 정확한 역사 인식에 감동했다”며 “한의학은 우리 건강을 지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을 지켜온 중요한 축이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긍지로 느낀다. 한의약이 제대로 위상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은 “난임부부들의 치료와 코로나19 치료 등에서 한의사들의 선도적이며 구체적인 노력들이 있었다”며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의학을 보면서 대한민국 발전에 새 자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의학 발전을 위해 국회에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예전 정부에서도 한의약이 국민건강을 이끌어가는 한 축으로서 더욱 역할을 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더욱 한의 관련 정책이 진일보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새로운 의학 융합의 시대를 만들라는 과제였다”며 “이에 한의와 양의가 잘 융합한 새로운 미래의학을 위해 엑스레이, 진단의료기기 활용 등 관련 법 발의를 통해 더 정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하 영상을 통해 “경기지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나서고 많은 의료지원 사업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국민건강과 보건정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앞장서 왔다”며 “이번에 발간한 ‘80년사’에는 경기지부의 긴 여정이 담겼는데 이 책이 한의학의 미래를 만드는 물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한의학은 예로부터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해온 유구한 전통”이라며 “경기도와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경기도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종성 의원(국민의힘)도 축전을 통해 경기지부의 창립 80주년을 축하했다.
◇ 경기도민과 함께 하는 길
경기지부는 산하 33개 분회로 구성돼 한의사 5537명이 소속되어 난임부부 한의약 지원사업 및 취약계층 의료봉사 등 도민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경기지부의 이같은 취지에 부합하는 지역사회에서의 헌신과 노력을 통해 의료소외계층을 보살피고 위급한 상황에서 의료인으로서 역할로 경기지부의 위상을 드높인 단체를 대상으로 공로패가 전달됐다.
이날 공로패는 어르신과 지적장애인 치료 및 지역아동센터의 의료지원을 진행한 ‘부천시한의사회 허준 봉사단’과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 의료와 의식주 지원까지 확대한 ‘수원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의진료를 실시한 ‘안산시한의사회 외국인 진료봉사단’, 한센병 입원환자 1000여명에게 한의약 진료를 실시한 ‘의왕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 기내 환자의 응급처치로 의료인으로써 한의사 역할을 수행한 100세 행복한의원 박성운 원장에게 각각 수여됐다.
◇ 힘차게 나아갈 길
특히 이날 행사에서 경기지부는 지나온 80년 역사와 함께 현재를 바탕으로 ‘경기도한의사회의 미래-힘차게 나아갈 길’을 주제로 윤성찬 회장과 한은경 기획이사가 발표, 미래 한의약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윤성찬 회장은 “한의학은 고대,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 한의학으로 발전해 왔으며, 이제는 ‘미래 한의학’으로 발전하고 도약해야 할 때”라며 “한의학의 미래가 밝은 이유는 국내외 최고의 대학과 연구소 및 세계 선진국 병원에서 서양의학의 한계를 한의학으로 뛰어넘기 위해 협진·연구하는 한의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윤 회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美존스 홉킨스 병원, 엠디 앤더슨 암센터, 하버드 다나파버 암연구소 등 세계적인 주요 암 센터들이 한·양방 협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효과 또한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은경 이사도 “한의학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굉장히 많이 나와 있다”며 “하버드에서 온 의사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는데 침 치료의 효과에 대해 많은 근거가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오히려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윤 회장은 “경기지부는 현재 한의학 발전을 위한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지자체장의 한의약 육성 지역 계획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도청 및 각 시군에 한의학 전담부서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경기도 내 모든 보건소 한의과 진료실을 필두로 공공의료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윤 회장은 “시대적 소명인 미래 한의학을 준비하기 위해 한의사 진단기기 사용 규제 철폐와 지방자치단체의 보건소 조직과 협력할 한의학 전담 부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내를 넘어 세계인에게 효과 좋고 안전한 글로벌 융복합 의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진정한 맞춤 의학과 데이터와 결합한 전인적 건강증진, 더불어 튼튼한 법 체계를 구축하는데 경기지부가 앞장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4차 산업의 시대를 맞이해 한의학과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언급한 한 이사는 “빅데이터의 경우 이미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의 ICT 기술과 통합해 한의사의 한의치료를 보조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한의학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활용하는 진정한 핵심은 휴머니즘의 회복이며 이는 곧 사람을 보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정춘숙·김영진·서영석·김승원 의원, 경기일보 이순국 사장을 비롯해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 한윤승·최정국 감사, 대의원총회 박승찬 부의장·구원회 예결위원장·성병식 정관분과위원장, 서울지부 박성우 회장, 인천지부 정준택 회장, 대전지부 김용진 회장, 울산지부 황명수 회장, 강원지부 오명균 회장, 충남지부 이필우 회장, 대한여한사회 박소연 회장·남지영 부회장·고희정 이사, 대한한의학회 임형호 부회장,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 최종현 위원장, 김미숙·박옥분·박종윤 위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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