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2년 6월 인구동향’ 보고에 따르면 출산과 관련한 모든 지표들이 매우 암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6월 출생아 수는 1만883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74명(-12.4%)이 감소했고, 올 2분기 출생아 수 또한 5만996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168명(-9.3%)이 감소했다.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0.07명 감소하는 등 최악의 인구절벽을 실감케 했다.
상황이 이토록 심각함에도 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및 소속 의회에 무려 297쪽에 이르는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자료를 발송해 한의난임치료는 유효성이 없다는 등 흑색선전에 열을 올렸다.
한의난임치료의 문제점을 분석했다고는 하나 한의약적인 치료 술기에 대해 비전문가인 바른연구소 고문과 고려대 의대 의료통계학 교수의 공동연구라 신뢰성부터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관련 연구를 의뢰한 양방업계의 구미에 맞춰 객관적이지 못한 결과물을 만들어 놓고 마치 한의난임치료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폄훼까지 했다.
한의난임치료 사업을 실패한 사업으로 몰고 간 것은 연구의 저의를 충분히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난임 부부의 임신율은 왜 낮게 나타났는가? 그것은 이미 양방치료로 수차례에 걸쳐 시술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끝에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의료를 찾은 것도 큰 원인이다. 처음부터 한의치료를 받았다면 그처럼 낮은 임신율은 충분히 극복했을 수 있었다.
양방업계의 이 같은 졸렬한 행태에 맞서 한의사협회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한의약 난임치료 바로 알기-한의약 난임치료의 필요성 및 현황, 그리고 폄훼’ 자료를 만들어 긴급히 송부했다.
이 자료에서는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과 제도의 필요성, 저출산 대처와 의료선택권 보장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 한의약 난임치료 폄훼의 부당한 논리 등을 담았다.
지금껏 우리나라 중앙정부의 초저출산 극복을 위한 난임 치료 지원 정책은 순전히 양방 보조생식술 지원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한 마디로 처참한 실패로 귀결 중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에 가장 저조한 수준의 0.8명에 불과하다.
양방업계는 인구 절벽을 현실화시키는 망국적인 출산율에 대해 먼저 자성부터 하는 것이 옳다. 물론 이 문제는 의료에만 국한돼 있지 않고 사회 경제 전반의 원인에 기인한다. 의료인이라면 마땅히 초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해 직역 이기주의를 벗어나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국가 재난을 맞아 양방업계가 보여준 치졸한 의식 수준과 저열한 행태는 의료인의 역할 및 사명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