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지성을 왜곡하는 중대본

기사입력 2022.07.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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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국가 방역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민간전문가 중심의 독립적 자문기구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으나, 방역의료 분과에서 활동할 자문위원들을 양의사 일색으로 채워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방역의료 분야 13명, 사회 경제 분야 8명 등 모두 21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감염병 정책에 핵심 자문을 건넬 방역의료 분야 전문가 13명 중 1명을 제외한 12명이 모두 양의사 출신의 의대교수들이다.

     

    국가 감염병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청의 최고 수장이 아무리 의사 출신이라고 해도 중차대한 감염병 위기에 맞서 관련 정책 결정에 중요한 제언 역할을 할 자문위원 구성에 있어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등의 직역을 완전 배제한 것은 어느 누가 봐도 제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이는 질병관리청장이 아직도 국가의 감염병 위기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3년 전 발생한 코로나19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인명 피해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는지를 자각했다면 이번과 같은 양의사 위주의 자문위 구성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가 성명 발표를 통해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에 단 한명의 위원조차 한의계에 배정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가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며, 한의치료를 받고 있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그동안 감염병 정책에 있어 한의사와 한의약의 활용을 철저히 배제하고 양의사 위주의 방역 정책에 매몰된 것이 문제가 돼, 대한한의사협회 임원을 포함한 한의사 13명으로부터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 사용권한 승인신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질병관리청을 포함한 국가 방역당국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서 양의 일변도의 편향적 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며, 양의를 제외한 타 의료 직역의 전문성을 애써 외면해 온 행태를 고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의 이 같은 이력을 볼 때 국가 감염병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 한 감염병 정책 결정을 지원하겠다는 공표(公表)는 한마디로 공수표(空手票)에 불과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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