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학의 진단 및 검진 기계확보가 절대적일 수 밖에 없어
출판물 영문화 작업중…미국서 한국 침법 널리 알려지길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해부학에 근거한 MIO 침법’ 을 발행한 김동현 병원장에게 간행 계기 및 한의학의 현대화에 대한 의견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한방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동현이라고 한다.
Q. MIO 침법 서적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경락과 경혈을 가지고 사암침을 오래 써보니 ‘장부 변증’이란 것이 결국은 오장육부의 기능적인 면만을 바라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골격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병증에 대한 요소가 배제된 것을 인식해 골격계의 구조적인 면을 연구하게 됐다.
그러다 몇 년의 세월이 더 흐르고 나서 기능과 구조의 문제로 인한 병증이 결국 좌뇌와 우뇌의 작용에 의해 동일 근육인데도 한쪽은 짧아지고, 반대쪽은 길어지는 근육의 장단의 편차에 의한 것이란 걸 알게 됐다.
이런 좌우 근육의 편차가 내과질환 및 근골격 질환 등 매우 많은 영역에서 병증 유발의 주원인임을 파악하게 돼 근육의 장단을 X-ray 등 의료기기로 진단, 근육의 속성을 이용해 각종 병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책이다.
Q. 해부학에 입각한 침 치료를 주제로 선정했다.
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화기오행 침을 시작으로 사암침 등의 오수혈을 응용하는 침법을 15년 정도 사용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경락과 경혈을 이용하는 건데, 분명히 어떤 효과는 있다. 경락은 오장육부와 연결돼 한의학적인 장부 변증에 응용되는 개념으로 한의학의 정수처럼 말을 하지만 고대의 의학 수준에서 파악되고 정립된 것으로, 동양철학적 저변을 갖고 있는 관념적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 효용 면에서 볼 때 많은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지만, 임상을 오래 하다 보니 의학은 오로지 인간의 몸만을 재료로 연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인간의 몸을 근육, 골격, 신경, 혈관 등으로 정리해놓은 만국 공통의 해부학을 기준으로 침을 다시 연구하게 됐다.
Q. 임상에서 MRI, 엑스레이 등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 초기에 근육의 장단을 파악하기 위해 이학적 검진법에 매달렸다. 카이로에도 매달려보고 했는데 수기로 파악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론적으로는 이학적 검진이나 카이로의 논리가 맞아 보여도 실제로 X-ray 검사를 해보면 이론과 실제가 다른 경우도 매우 많았다. 예를 들어 카이로에서 관찰된 골반의 전경, 후경이나 대퇴골의 회전, 골반높이의 변화 등이 X-ray에서 관찰된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았다.
이학적 검진법 역시 기초적인 인체의 상태에 접근하는 수단일 뿐 정확한 결론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 모두 의학 초기시절에 현재의 MRI와 같은 첨단 기기들이 없을 때 인체를 이해하고자 만들어졌기 때문에 높은 정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기존의 학문이나 학설 등을 모두 배제하고 오랜 세월을 모든 환자들의 전체 골격을 찍은 X-ray만을 보면서 답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근육의 장단을 측정할 수 있는 최종 결론을 얻게 됐다.
X-ray 만으로도 2차원적인 진단을 통해 대부분의 병증을 치료할 수 있는, 근육의 장단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지만 더 심도 있는 인체의 장기나 골격, 조직 등의 내부 상태를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정밀한 진단을 위해 3차원적인 영상을 볼 수 있는 CT와 MRI가 필요하다. 가령 X-ray로는 근육의 2차원적인 길이만을 측정할 수 있지만, MRI를 통하여 3차원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고, 좌우 장요근의 비후상태의 편차조차도 확인할 수 있다.
Q. 기대하는 독자 반응은?
이 책은 한국의 한의사를 비롯한 전세계의 Health care provider 들을 예상 독자로 설정했다. 이 책을 기반으로 동서 의학자들이 한 자리 모여, 침을 주제로 삼아 연구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Q. 저술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둔 부분은?
의학이란 것은 인종과 국적이 다르고, 문화도 다른 전세계의 어느 누구나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배워서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병증의 환자에게도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 시술자에 따라 진단이 달라지고, 치료가 달라지면 안 될 것이며 동양과 서양의 구분도 없어야 할 것이다.
진단에 있어서 X-ray를 이용함으로써 누구나 동일한 진단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그 결과를 가지고 치료함으로써 늘 획일적이고 일정한 수준 이상의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만국 공통의 해부학에 근거한 이론 전개로 학문적인 타당성이 있으며, 이미 밝혀진 근육의 속성을 응용하여 누구나 똑같이 일정 수준이상의 병증을 고쳐낼 수 있는 ‘Medical Acupuncture’ 가 될 수 있도록 연구했다.
Q. 한의학 현대화에 대한 견해는?
18세기 후반에 머물러 있는 고전의학으로써의 한의학을 현대인의 병증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서양의학의 진단 및 검진 기계의 확보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동서의학을 구분하지 말고 의학의 통합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차적으로 한의사의 인식의 변화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저술 계획은?
이번 출판물의 영문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출판하여 한국의 침법으로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학은 사기다’, ‘침놔서 병이 낫냐?’, ‘침은 플라시보다’ 하는 사람들의 뺨따귀를 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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