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된 교육과정, 5년 내 메타분석 실시해 평가할 것”

기사입력 2021.08.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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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6개월이지만 CBT 구축·실습환경 개선 등 차질없이 진행
    임상의 되는 패턴 벗어나 다학제간 연계 통한 인재 배출 목표
    한의학 교육의 미래 ➏ 대전대 한의과대학 김동희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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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국 11개 한의대·1개 한의전 학(원)장으로부터 한의학 교육의 현주소와 각 대학의 발전 방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호에서는 대전대 한의과대학 김동희 학장으로부터 앞으로의 한의학 교육 방향 등을 들어봤다.

     

    “올해 대전대 한의대에서는 비대면 수업으로 가장 힘들어 하는 예과 1학년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 부속한방병원을 탐방시켰습니다. 신입생 대부분이 한의학에 이렇게 폭넓은 분야가 있다는 것과 병원 시설이나 규모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변화된 학생들에 맞게 다양한 과정을 개발하고 교육자들이 끊임없이 눈높이 교육을 해야 할 것입니다.”

     

    김동희 대전대 한의과대학 학장은 코로나 2년차를 맞아 변화된 교육 풍경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비단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환경 외에도 요즘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변화된 교육 커리큘럼 제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교과 과정은 제가 학교에 다닐 때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양방 과목이 더 확대됐거나 실습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는 차이는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이 여전히 졸업 후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말을 합니다. 학생들이 학교 다닐 때 한의학을 왜 공부하고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느끼지 못한 채 유급 걱정만 하고 졸업한다는 겁니다. MZ 세대인 요즘 한의대 학생들은 매우 합리적인 뇌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해가 안 되거나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열정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열심히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의학의 존재와 가치 그리고 비전을 제공해 주는 교과 과정과 노력이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과정 개편 추진과 관련해서는 “개편된 교과 과정이 과연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메타분석을 향후 5년 이내에 실시할 예정”이라며 “학장 임기가 끝나겠지만 지속 가능한 과제로 남겨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6개월이지만 목표로 삼은 과제들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부한 그는 “다만 성적 사정 회의를 해 보니 학생간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잘하는 학생은 여전히 잘하는데, 중간 혹은 하위 성적의 학생들은 더욱 하향된 결과가 나타나 이런 격차를 2학기에는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학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동 대학에서 모든 학위 과정을 마쳤고 현재 ‘한방병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RIC(한방생명자원연구센터) 등 다양한 국가 과제를 진행한 바 있고 국가 상위평가위원, 국가 기관평가위원, 대전광역시 시정위원, 국가 연구기관 자문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공로상, 학술상, 우수 강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방학 때마다 전국 한의대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무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소감은?

    기본적으로 네 개의 과제를 목표로 삼았는데, 이미 거의 많은 부분을 달성한 상태다. 여러 교수님들의 협조 덕분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일은 사람이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교수들간, 혹은 교수 학생간의 인화를 중요시 여겨 한 학기 동안 가급적 만남의 기회를 최대로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학년을 막론하고 학생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 특히 장학금을 최대한 확보해 한 학기 동안 많은 장학금을 수여한 것도 성과다. 형식에 준한 행정보다는 ‘현실’에 준한 교육과 행정을 하고자 노력했다.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컨설팅을 한 것도 현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이었다. 모든 교수님들이 최선을 다해 수업에 임해 준 덕에 큰 문제없이 한 학기를 마무리했다.


    ◇대전대 한의대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는? 

    ‘기본에 충실한 특성화’를 지향하고 있다. ‘기본’이라는 것은 한의학 전공을 철저하게 습득하는 것을 의미하며, ‘충실’이라는 것은 늘 성실한 자세로 학문과 환자에 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올바른 인성에 대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특성화’는 대전대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자는 뜻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배출하기 위해 올해 교육과정의 전면적인 개편을 위한 기초 작업이 충실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임상의가 되는 정형화된 패턴에서 벗어나 IT, 생명공학, 의료 행정, 산업화 등 다학제 간 연계를 통해 직종을 보다 확장할 수 있도록 정규, 비정규 과목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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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 과정 개편과 관련한 세부 사항이 궁금하다. 

    최근 각 대학 모두 인증 평가로 인해 기초 수업중 상대적으로 실용성이 떨어지는 과목을 줄이고 임상 실습 시간을 대폭 늘리는 교과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능력을 제고해 치료의학으로써 한의학을 보여주자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중요한 건 ‘양’이 아닌 ‘질’이 더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정형화된 교육 방식에서 성실과 열정을 깨울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돼야 한다. 병이 있으면 병의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듯 불만족스러운 교육 환경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서 시작했는가를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임상과 기초의 적절한 연계 구조 형성, 각 교과목간의 통합적 접근, 수직, 수평적 교육과정의 실천과 이에 따른 결과 분석,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 반영 등을 골자로 교과 과정 개편을 진행하고자 한다. 


    ◇임기 내 꼭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먼저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CBT 구축을 통해 한의사 국가고시를 대비하고 다양한 영상 활용을 통한 수업 등 목표로 한 사업들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실습 환경 개선 역시 천안 병원 실습 환경을 완전히 재정비해 임상 교수들과 학생들이 만족하며 현재 사용하고 있다. 세 번째로 재정 안정으로 학교 발전 기부금을 최대한 확보해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을 현재 수준의 2배로 확대하고 시설 환경도 개선하고자 한다. 

     

    기존 기부금으로 장학금은 1학기에 이미 2배 이상 지급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기부금은 예상액의 20%를 확보한 상태다. 코로나가 끝나면 행사를 통해 나머지 목표 금액을 확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과 과정 개편의 틀을 마련하는 것인데, 현재 교과과정위원회가 정기적으로 모여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으며, 관련된 외부 전문가 초청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2년 안에 반드시 틀을 마련하고 다음 학장에게 연속 과제로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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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로서 향후 목표는? 

    일단 지금 집필하고 있는 책을 빠른 시간 안에 마치고 싶다. 교수로서 학문적으로 너무 부족한 한 점이 많고, 학생들의 수업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답이 없기 때문이다. 

     

    퇴임할 때까지 학생들이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치료의학으로써 한의학이 존재한다는 가치를 지니고 살 수 있도록 교육의 최전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기초와 임상의 브릿지 역할을 하면서 ‘교수’가 아닌 ‘스승’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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