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난임치료 효능 및 기전 분석 ‘눈길’

기사입력 2020.12.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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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기자, 토사자, 복분자, 차전자, 오자연종환, 익신건비탕 등 분석
    산화스트레스 조절 통해 생식체계 보호하고, 난임 치료·예방 효과
    경희대 한의대 김봉이 교수 연구팀, SCIE급 국제학술지 ‘Antioxidants’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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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봉이 교수 연구팀이 불임과 난임을 치료하는 한약물의 기전을 정리한 ‘Role of Antioxidant Natural Products in Management of Infertility: A Review of Their Medicinal Potential’라는 제목의 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인 ‘Antioxidants’(JCR Q1, 영향력 지수 5.014)에 지난 10월7일 게재했다. 


    불임은 피임을 하지 않은 정상적인 부부 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불임과 난임의 차이는 임신을 할 수 없는 이유가 정확하냐, 그렇지 않느냐 정도로 구분된다. 현재 다양한 한약 처방을 불임과 난임 치료에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생리학적 기전이 많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발표된 이번 논문은 향후 관련 연구와 임상시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의과대학 재학생(노승진·고아라·김다빈·박민정)들로 구성된 김봉이 교수 연구팀은 최근 5년간의 동물실험 및 세포실험 연구를 분석하면서 불임 치료 효능을 파악, 다양한 한약물이 남녀불임을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환경호르몬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몸 자체에서 생성되는 반응물질 중 하나)로부터 생식체계를 보호하고 불임을 예방한다는 내용에 집중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에 연구팀은 남성 불임과 관련해 81개의 연구 결과를 수집했으며, 이 중 식물 종류의 한약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75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팀이 선별한 논문에서는 다양한 한약물이 정자의 양과 형태, 운동성을 정상화하고 부고환의 기형 등 기능적 이상을 회복시켰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팀의 분석 결과 특히 난임 치료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육종용, 구기자, 우차 신기환, 익신건비탕 및 오자연종환의 효능 및 기전을 분석·확인했다. 또한 동물과 균 종류의 한약물인 ‘양봉꿀벌’과 ‘장지버섯’ 추출물도 남성 불임에 효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여성 불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한약물은 남성 불임에 비해 그 수가 비교적 적게 나타난 가운데 연구팀이 분석한 17개 논문 중 ‘계피’, ‘향부자’, ‘로얄젤리’ 등이 대표적으로 효과가 좋았다. 이처럼 여성 불임에 효과를 보인 한약물은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염,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같은 구조적인 질병에도 효능을 보였다.


    이와 관련 김봉이 교수는 “여성은 자궁질환과 호르몬 기전이 복잡한 탓에 불임보다는 임신 과정이나 유산 등에서 보이는 증상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았다”며 “여성 불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은 앞으로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약물을 추출하는 동·식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민간요법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이에 논문 제1저자인 고아라 학생은 “단순히 남자는 꿀물을 마시고, 여자는 계피차를 마시는 게 몸을 따뜻하게 해 좋을 수 있지만, 약재는 약재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전문적인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아 약으로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제1저자인 노승진 학생도 “이번 논문을 통해 불임과 난임 치료에 한약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유연해졌으면 좋겠다”며 “불임이 닥쳤을 때 먹는 것도 좋지만, 자녀계획이 있다면 미리 한약 처방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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