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호주 등에서도 코로나 한약 치료 관심 높아져
국내서도 코로나 방역·치료에 한의계 앞장…정부 지원 뒤따라야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시대를 맞아 전통의약의 역할에 대해 재조명하는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의약과 중의약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비롯한 전염병에 대해 다양한 임상자료들을 발표하고 있고, 이를 통해 한의약이 치료의학으로써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지난 25일 경상남도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코로나 팬데믹과 전통의약의 역할을 주제’로 ‘2020 동의보감 프리컨퍼런스 포럼’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고성규 경희한의대 교수가 ‘코로나 팬데믹과 전통의약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고 △코로나19와 중의진료(중국 상해중의약대학 홍원숙 교수) △미국의 코로나 현황과 전통의학적 대처(미국 자생한방병원 어바인분원 김일화 분원장) △호주의 코로나19 현황과 대처(호주 월드시티클리닉 조정훈 원장) △K-방역과 한의학(식품의약품안전처 고호연 한약정책과장)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코로나19 한약치료 효과, 메타분석 통해 증명
먼저 고성규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를 소개하며, 전통의학이 치료의학과 예방의학으로써 임상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의학은 옛 황제내경부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까지 그 역할을 담당해왔음을 소개했다.
고 교수는 “중국의 경우 2003년 사스를 겪으면서 중의약육성발전방안을 통해 전통의약에 대한 롤플레잉을 명확하게 설정해왔다”며 “중국 전역에 코로나19 감염이 유행할 때도 95% 이상 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 앞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경증 환자에게는 초기에 중의약을 사용하도록 하고, 중증과 위중형 환자에게는 중서의결합 치료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92%가 중의약 치료를 받았으며, 후베이성 확진자의 경우 90% 이상의 유효성을 나타냈다.
또 고 교수는 “‘피토메디신(Phytomedicine)’에 게재된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전통의학 효과의 메타분석 논문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한약을 사용했을 때 평균 2.67배나 더 매니지먼트가 됐다”며 “사망률과, 중증도 역시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한의계 또한 개인면역과 중증환자 관리체계와 같은 공공보건의료에서 전통의학이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고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치료약 개발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결국 양생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국가차원의 의료정책 내에서 한의학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국민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하이 확진자 92% 중성약 치료…중증 이환 막아
이어 펼쳐진 주제발표에서 상해중의약대학 홍원숙 교수는 중국은 중서의결합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먼저 홍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 확산되면서 중국 26개 성(省)과 시(市)는 코로나19 중의 진료방안을 제정했다.
그 중 상하이 코로나19 중서의결합진료 방안에서는 △영양식 보충 △항바이러스약 투여 △중의약 투여 등 세 가지 치료방법을 제시하고,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치료했다.
특히 중의약 투여와 관련해 상하의 중의는 3방3약을 제시했는데 3가지 치료방법으로는 통부(通腑), 화습(化濕), 청열(清列)이며, 3가지 약으로는 형은과립과 육신환, 담열청 등을 사용했다. 환자의 열을 내려 중증으로 악화되는 걸 최우선적으로 막기 위해서다.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상하이 코로나19 확진자 92%는 양약과 함께 중약탕제나 중성약을 병행치료 받았다.
그 결과 중증, 위중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현저히 줄었으며, 평균해열 일수는 3일, 평균퇴열은 5일이나 단축했다.
홍 교수는 65세 여성 환자 임상사례를 소개하면서 “5일째 40.8도에 달하는 고열과 기침 가래 증상을 보여 항바이러스와 항생제, 해열제 치료를 했지만, 고열이 계속됐다”면서 “중성약을 복용한 후에야 3일 만에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체온은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치료에 있어 중의는 병세를 호전시키고 장기 기능을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한 결과”라며 “비상시국에만 중의약을 응용하는 것이 아닌 일상적인 관리 상태에서도 중의약을 응용해야 한다. 증상 발현 후 24시간 이내 중의약을 사용하게 된다면 전염 관리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감염병 관리체계서 한의약 활약하려면?
이같은 치료 효과에 해외에서 활약 중인 국내 의료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한의약과 중의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생한방병원 김일화 어바인분원장은 “중의대나 중의매체 등을 통해 코로나 치료에 중의약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화청온캡슐을 비롯한 금화청강, 마황행위, 마황자감초 등에 대한 미국내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시티클리닉 조정훈 원장도 “호주 정부와 호주 의약단체에서도 코로나19를 어떻게 치료해야 되는가에 대해 의논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가운데 한약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시드니 한 지역 매체가 소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도 코로나와 관련해 한약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태국도 코로나 치료에 있어 한약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한편 식약처 고호연 한약정책과장은 "코로나19에 전통의약이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감염병 체계에 있어 한의약이 한 단계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를 쌓고 쌓다 보면 한의계가 할 수 있는 분야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1980년대 초 중의약은 중국 의료시장 내에서 약 2~3% 밖에 차지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2003년 사스 사태 때 양의약이 한계를 보이고, 중의약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중국 정부가 전염병방지법에 중의약과 관련된 조항을 넣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
고 과장은 “중국은 2006년 개정에서도 중의약 관련 조항을 삽입했고, 2016년에는 중의약법을 개정했다. 중국에서는 전략 전술적으로 중의약을 지원하는 상황이며, 시진핑 주석도 중서의 결합과 중의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률은 낮았고, 코로나 중의약 치료만 하더라도 90개 연구, 141개의 등록 프로토콜이 있다”면서 “질병을 예방하는 것뿐만 아닌 연구, 특허, 산업까지 연결되고 있다. 한국도 코로나19 한의진료권고안과 한의전화진료 가이드 제정을 통해 코로나 초진환자 20.3%에 대한 한의약 치료, 공중보건한의사들의 역학조사관으로서 활약 등은 감염병 체계에 있어 한의계가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