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보험이 가져올 한의약 미래

기사입력 2020.07.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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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큰 고비를 넘어섰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약사회 등 양의약계 단체의 집요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첩약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이 드디어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달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첩약보험 급여화를 통해 한의의료 행위의 보장성을 대폭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한 시범사업이 올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오랜 세월 되돌아왔다. 시계의 추는 36년 전을 가리키고 있다. 1984년 청주·청원 지역에서 시작되었던 첩약급여 시범사업은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 기회가 2012년에 또 다시 찾아 왔으나 한의계 내부의 사정으로 인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더 이상 첩약보험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만 65세 이상) △월경통 등 3개 질환을 적용 대상으로 선정,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10일까지 본인부담률 50%가 적용된 치료용 첩약보험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국민들은 한의원을 방문해 자신의 증상 치료를 위한 적합한 진료와 더불어 그에 따른 치료약인 첩약을 값싼 비용으로 복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재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이 보다 손쉽게 한의원을 방문해 자신의 건강 상담과 건강증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한의계 입장에서는 그동안 첩약 보험 무산을 위해 툭하면 외쳐댔던 양의약계의 주장이 크게 잘못됐음을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양의약계의 반대 논리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첩약보험은 불가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첩약보험의 시행은 한의 의료행위와 의료행위의 결과물인 첩약(한약재 포함)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정부가 공인했다는 의미를 지녀 한의약이 제도권 의료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가장 큰 효과는 무엇보다 한의의료행위의 대중화에 있다. 일부의 인식에 각인된 귀족의학, 높은 문턱, 불분명한 효과로 이어지는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호기(好機)가 될 것이다.

    ‘한약은 보약’이라는 한정된 이미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한의약은 치료의학, 필수의학, 국민의학이라는 대중성을 입증시킬 수 있게 됐다. 

     

    비록 3개 질환으로 제한된 한계와 열악한 재정 규모, 연간 최대 진료일 한정, 만족스럽지 못한 진료수가 등 완전치는 않지만 첩약보험 급여화가 지니고 있는 전체적인 기대효과를 고려할 때 첩약보험 시범사업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3개월의 남은 기간 동안 한의계가 온 힘을 모아 시범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에 나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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