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의학이자 치료의학으로서 역할 확립 계기 마련해야
양의계의 진료권 침해에는 강력한 대응도 당부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경희한의대 35기(82학번) 동기회(회장 박선희)가 십시일반으로 모은 코로나19 성금 1140만원을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이하 한의협)에 기부했다.
17일 한의협 회관을 직접 방문해 최혁용 회장에게 성금을 전달한 박선희 회장은 제도권 의학이자 치료의학으로서 한의약의 역할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한의약은 감기, 독감 등의 감염병에 검증된 의학으로 경증과 중증에 따라 맞춤치료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자가격리하며 자신의 상태만을 살피기 보다 더 이상 병세가 진행되지 않도록 한약으로 예방 및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미국,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는 한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한약을 처방하는 것 조차 걸림돌이 많다는 사실에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는 것.
박 회장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과연 한의사가 제도권 안에 있는 의료인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국가방역시스템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더 이상 이를 간과할 수 없다”며 “이런때 일수록 한의학이 제도권 의학이자 치료의학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국민이 한의약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가 그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한의계의 자발적 지원과 동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가가 한의사와 한의약에 대한 지원을 못해주면 개인들이 힘을 모아서라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줘야 한다. 한의사 제도를 만들어 놓고 배제시키는 것은 문제다. 한의계 모두가 힘을 내야 한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대구에서 헌신하고 있는 한의사들에게 "동료들이 든든한 후원으로 뒷받침할 테니 조금만 더 힘내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박 회장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한약을 처방하는 것을 양의계가 문제 삼는 것은 엄연한 진료권 침해로 협회가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고 한의협에 당부했다.
이에 최혁용 회장은 “제도적 배제로 인한 부분이 크다. 감염병에 대한 국가방역시스템이 한의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여지다 보니 국민들의 인식도 그렇게 따라가는 것 같다”며 “이번이 기회일 수 있다.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중요한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분명히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