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를 멈춰 다시 의료를 살릴 것이다. 의료는 멈출 수 있는 공산품의 한 종류인가. 그렇지 않다. 의료는 공공재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한 필수재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려야할 기본 권리이기에 그 어느 누구도 의료를 멈출 순 없다.
하지만 의사협회는 의료를 멈추겠다고 외치고 있다. 의협은 지난 18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7가지의 요구사항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다.
문재인케어 전면 폐기,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원격의료 도입 즉각 중단,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에 대한 국가재정 투입 정상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요구가 반영안되면 의사총파업으로 의료를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 사항만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케어는 현정부 보건의료 정책 방향의 일관된 핵심 가치다. 문케어의 폐기는 정권의 핵심가치를 포기하라는 겁박이다.
한의사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요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20일 개최된 ‘한의사의 의과 전문의약품 불법사용 선언 관련 대한의사협회-대한마취통증의학회 공동 기자회견’은 한의계를 바라보는 의협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비춰줬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의 한의약정책과 해체 요구와 한의사의 전문의약품 사용 확대를 선언한 한의협 최혁용 회장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최근들어 많은 시간을 할애해 한의사의 불법 의료, 또는 의과영역 침탈 행위 근절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대의 흐름과는 너무 동떨어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현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첨단 의료기기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과학문명의 이기인 의료기기는 의사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또한 한의사란 이유만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전문의약품도 마찬가지다. 가령 ‘신바로정’이라는 전문의약품은 자생한방병원이 관절염 치료에 사용해 온 ‘청파전’을 이용해 만들었다. 우슬, 두충, 방풍, 구척, 오가피 등 한약재의 추출물로 주요 성분이 구성돼 있다.
한약재를 주성분으로 제조된 전문의약품은 신바로정 외에도 레일라정, 스티렌정, 조인스정, 시네츄라시럽, 아피톡신주 등 숱하다. 이런 의약품들을 한의약의 전문가인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결코 공정하지 못하다.
의료를 멈춰 다시 의료를 살릴 것이 아니다. 구시대적 사고를 멈춰 대한민국 의료를 새롭게 살리는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