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이 길이다

기사입력 2007.07.2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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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 발전은 한의원의 경영 활성화로부터 비롯된다. 한의원 경영 활성화란 곧 많은 환자들이 한의원을 찾아야만 가능한 것이고, 이는 곧 한의학 치료기술의 우수성이 공인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의원의 경영 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대안 찾기가 분주하다. 탕약과 침 중심의 치료술 외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로 적극적인 복합제제 투약과 한약 제형의 다양화를 통한 치료효율 증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특히 한약 제형의 다양한 개발과 관련, 이미 경희대학교 한약물연구소는 감길탕(감초, 질경)을 기본처방으로 한 만성 기관지 염증 치료제 ‘청인트로키’를 비롯 허약아를 위한 젤리 제형인 ‘소아감모방’ 등이 개발,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한의사회가 한약의 제형 변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단계로 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탕약건조기’ 선정 사업에 나섰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대한한의학회가 ‘한약 제형의 다양화’란 주제로 의욕적인 기획세미나에 나선 것도 이제는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해선 안되겠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다.

    한약 제형을 다변화시키는 일은 비단 개원 한의사들만의 몫이 아니다. 한의학 산·학·연이 동시에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이뤄내야 할 대단위 사업이다. 또한 새로운 제형이 개발된다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도 뒷따라야 한다.

    쉽게 말해 산 넘어 산이고, 가야할 길이 가시덤불인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지 않아선 안될 곳이 또한 이 길이기도 하다. 가는 곳이 곧 길이다. 험준하다고 해서, 넝쿨이 많다해서 포기한다면 한의학의 미래 또한 암울할 뿐이다.

    애벌레가 고치를 벗어나 한 마리의 나비로 부화돼 하늘을 날 듯 고정화된 치료기술의 틀을 부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이어져야만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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