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허물어라”

기사입력 2007.03.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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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열린 한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엄종희 회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 일을 계기로 한의협의 ‘문화’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번 총회 의안 중에는 정관 개정안이 심의된 바 있다. 임원 선거의 직선제와 임원 임기의 3년제 추진이었다. 하지만 이 안은 정관 개정 의결정족수인 3분지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임기 2년과 3년. 어떤 것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기에 앞서 ‘임기 3년제’란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분명히 임기 2년이건, 3년이건 각각의 순기능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현재와 같은 한의협의 문화로 임기 3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회장이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은 기우일까.

    불신임의 역사가 지속되고 있다. 힘겹게 선출하고, 불신임한다. 다시 힘겹게 뽑고, 또 내린다. 조직의 습관은 관습이 되며, 관습은 역사가 된다. 그 속에 문화가 있다.

    한의학의 발전을 담보하는 자랑스런 문화를 가꾸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 GE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잭 웰치. 그는 말한다. “벽을 허물어라.” 그는 구성원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경영의 중요 덕목으로 삼았다.

    원활한 의사 전달이 이뤄지지 못하는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 불신과 갈등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그런 조직은 경쟁력의 극대화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결국 조직원이 원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

    불신임과 탄핵의 한의계 역사를 반성하며, 조직의 문화를 성찰해 볼 때이다. 벽 없는 조직이었던가. 지역과 지역·출신대학과 출신대학·임원과 회원·회원과 회원간 의사 소통를 가로막는 벽은 없었던가. 막힘없는 의사 전달, 정보의 공유, 하나된 힘의 분출이 넘쳐 흐르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소통해야 한다. 언어와 교류의 단절은 갈등과 불신을 부추긴다. 소통을 가로막는 벽을 허물 때 신명나는 한의학의 역사 또한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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