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철회와 전문성 부족의 한계

기사입력 2006.12.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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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8년전 조장희 박사가 미국 어바인 소재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재직할 당시 PNAS에 침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발표했던 논문은 당시 ‘침술과 침점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연구성과’라는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됐었다.

    하지만 조 박사는 이 논문을 지난 7월 공식 취소하며, “후속 연구에서 경혈을 2~3㎝ 벗어난 곳에 침을 놓아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며, 침술의 효과는 침 놓는 자리보다는 침 놓는 횟수나 강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조 박사팀은 PNAS에 실린 논문을 취소하는 대신 스웨덴에서 발간되는 신경학 전문지 ‘악타 뉴롤로지카’ 6월호에 그동안의 침술 연구를 집대성한 논문을 새로 게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생명현상이란 무엇인가. 한의학에서 생명인식의 특징은 동태성이다. 다시말해 생명적 존재는 하나의 전체로서 갖는 ‘전일성’이 중시되는 것이지 해부학적 기계론은 아니다.

    이것은 ‘침술효과’에서도 상대적인 작용패턴으로서 인체의 생명현상은 기(氣)가 주도하는 기능계로 경락·경혈 개념이다.
    조 박사의 발표와 관련 한의계는 “생명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부분이 과연 존재하는 생명 그 자체의 어디까지 규명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침구경락학 이론의 근본을 충분한 근거없이 부정하는 사회적 정서를 조장하는 행위이며, 최근 과학계에 태동하고 있는 한의과학 분야의 발전을 심히 저해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경락·경혈이란 일종의 기(氣) 개념으로 볼 수 있으나 전혀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기능을 찾자는 것이 아니라 침의 강도나 주기 빈번도 등에 의해 효과가 결정되는 것 자체가 한의학이 가진 상대적인 작용으로서의 기(氣) 개념이다.

    따라서 침술효과에 대한 서양의학적 연구 진행에 앞서 보다 철저한 한의학적 사고와 시각을 바탕으로 한의학이 갖는 생명현상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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