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동양의학 국제규범 마련에 총력

기사입력 2006.11.07 08:24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흔히 표준을 ‘소프트 인프라’라고 한다. 국제사회에서 경쟁우위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총성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일 3국의 ‘침 놓는 자리’가 통일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본부는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 일본 쓰쿠바에서 열린 제6차 전문가회의에서 ‘표준 경혈’이 최종 완성됐다고 밝혔다.

    동양의학은 각 장기의 기능과 인체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經絡을 따라 흐르는 氣의 흐름으로 파악한다. 경혈은 흐르던 기가 고이기 쉬운 곳으로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자리다. 하지만 같은 동양의학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오랜 세월 여러 갈래로 전해 내려오면서 나라마다 경혈의 명칭과 위치가 제각각이었지만 2003년 10월 제1차 회의에서 한·중·일 3국의 전문가들이 경혈을 통일하기로 합의한지 만 3년만에 WHO와 한·중·일 전문가와 학계를 망라한 ‘표준경혈’이 확정된 것이다.

    이번 츠쿠바 회의를 마친 후 WHO 서태평양지역본부의 최승훈 전통의학 자문관은 “경혈 표준화는 WHO가 추진 중인 ‘전통의학 표준화’의 일부”라며 “앞으로 동양의학 용어와 치료기술 등도 차례로 표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자문관이 경혈 외에 동양의학 용어와 치료기술까지 국제 표준규범사업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기술혁신시대 핵심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국제표준 역능을 높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기술혁신시대에서는 표준화가 곧 경쟁력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제 표준이 세계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세계화시대에 국제표준규범 없이는 자칫 비주류의학으로 생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지난달 24일 한국과 중국 양국이 ‘한·중 전통의학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과학기술 혁신포럼을 개최하고 전통의학 정책분과를 설치키로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차제에 정부와 한의계는 경혈 표준 완성을 계기로 한의학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용어·기술분야까지 국제 표준규범을 통해 동양의학의 역량도 함께 혁신해 나가야 할 것이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