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한의과대학 설립의 향방

기사입력 2005.05.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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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오는 2010년부터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을 모두 의·치학 메디컬스쿨(전문대학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현재 중 1,2학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0년께부터는 기존 의·치대는 아예 사라지게 된다.

    다학제 인력이 의학교육의 장래를 결정짓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의·치학 대학들이 선택적으로 4+4전문대학을 도입해 왔으나 2010년까지는 국내 모든 의·치과대학들도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으로 메디컬스쿨을 도입할 전망이다.

    한마디로 국가의 의·치학 교육 정책의지가 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편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가 도하개발아젠다 (DDA) 협상과 관련한 교육 및 의료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구체안을 마련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한 전공을 마친 대학졸업자들에게 의과대학 입학자격을 부여하게 되면 국가경쟁력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립 한의대가 한 곳도 없는 국내 한의학 실정에서 의·치학대학들이 의무적으로 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편된다는 것은 한의과대학 역시 국가 의지가 그대로 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서울대 한의과대학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수립이후 전국 11개 사립 한의과대학들이 한의학 교육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부터라도 서울대학교에 한의과대학을 설립해 국립 한의과대학의 상징성과 위상을 세워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에도 그랬고 지방국립대들이 한의과대학을 신설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 국립대들이 원한다고해서 한의학의 역사적 배경과 성격을 무시한 채 무작정 설립을 허가해선 안된다.

    서울대학교에 설립이 곤란하다면 차선책으로 서울에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방향이 옳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의계가 주장해왔던 것처럼 국립 한의과대학 설치 요구는 상징성과 위상에 걸맞는 서울대학교지, 결코 지방 국립대가 아니다.

    지방 한의대를 고집해 한의학이 실리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연히 지방 국립대들이 한의대 신설 당위성을 운운하는 것부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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