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정책연구 용역사업에 부쳐

기사입력 2004.04.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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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최근 한의약을 국제경쟁력 있는 국가기간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방임상센터 운영·지원 방안 △국립대 한의학과 설치방안 △중장기 한의약 발전전략 수립 등에 관한 연구사업을 공모했다.

    내달부터 개시될 연구사업은 금년 8월 발효될 한의약육성법에 비추어 이미 오래 전에 마쳤어야 할 사업들이다. 정부수립 이후 최초로 제정된 한의약육성법이 발효될 상황에서 이제야 겨우 세계 속의 한의약 국가경쟁력 구현을 위한 정책연구사업이 시작되는 것은 기대에 앞서 우려가 교차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늦게 출발했다고 성과도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용역사업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어찌보면 뉴라운드 파고에 대응할 한의학 정책으로 탄력이 붙을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의계는 지난 93년 미증유의 사회혼란을 야기했던 ‘한약분쟁’을 기억한다. 이번 한의약 정책연구 용역사업도 따지고 보면 한의약 정책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없이 기존의 서양의약제도와 법적 시각으로만 접근하려던 왜곡된 정책이 빚어냈던 ‘한약분쟁’의 교훈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수립 이후 한의계의 주요 3가지 향후 정책연구 사업을 추진할 때 ‘한약분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할 것이다. 또 다시 국내 이해직능단체의 반발 우려 등 직능이기주의에 집착하다가는 한국형 국가경쟁력 상실이라는 더 큰 국가사업브랜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쟁국인 중국은 뉴라운드 협상에서 한국의 한의학 교육시장 및 의료서비스시장 개방을 요구해 놓고 있어 중의약정책보다 앞선 신 한의약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다행히 94년 한·중간에는 양국 정상외교로 ‘동양의학협력조정회’가 정례화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뉴라운드 파고에 대비해 한의학 협상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과거 한 국가 안에서 시장논리가 지고의 가치였다면 뉴라운드 파고는 전 세계를 단일 메커니즘으로 적용될 알맹이 있는 경쟁력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한다. 즉 실질적 발전기반 없는 분야는 아예 협상대상에서도 소외되는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도 이런 상황에서 출발했다. 이는 한의약정책 연구용역사업을 거시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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