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65)

기사입력 2015.05.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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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25년 日本人 山川淳菴은 許任이 1644년 간행한 『鍼灸經驗方』에 ‘朝鮮國鍼灸經驗方序’라는 제목의 서문을 쓴다. 이 때 간행된 版本이 大阪刊本이다.
    이 책은 大阪의 吳服町書林에서 网田三郞右衛門이 간행하였다. 『鍼灸經驗方』은 조선 중기 許任(1570〜1647)이 지은 침구학 전문서적이다. 우리는 日本人 山川淳菴이 이 책의 일본판을 만들면서 쓴 ‘朝鮮國鍼灸經驗方序’를 통해 이 책이 일본에서 간행된 전말을 파악할 수 있다. 아래에 그 번역문을 적어본다.

    “『鍼灸經驗方』은 朝鮮國의 名醫인 許任이 저술한 책인데, 그 나라의 首相인 金氏가 인쇄를 명령하여 四方으로 퍼뜨려 나라 사람들로 하여금 鍼灸의 요체를 알게 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어진 덕으로 백성을 구제하는 道를 도와주는 책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 일찍이 조선에 유학을 가서 익히는 여분의 시간에 간간이 醫師들과 접촉하여 자주 鍼灸가 醫家들의 요체가 됨을 말하는 것을 들었다. 또한 鍼灸로 병자를 치료하여 그 효과가 빠른 것을 보았는데, 나아가서 그 사용하는 방법을 문의하여 보면 한결같이 許任의 『鍼灸經驗方』을 공부해서 그러한 것이었다.

    그 저술을 보니 요점이 있어서 번잡하지 않았고 간결하여 남음이 없었으니 이른바 百家들의 모아서 千古의 비밀을 열어준 것이라고 한 것이 마땅한 것이로다. 무릇 이것을 공부하는 자라면 각각 그 의술에 통달하여 능히 그 교묘함에 이를 것이다. 유독 조선이 鍼刺에 있어서 최고라고 평소에 中華에까지 일컬어진 것이 진실로 거짓이 아니로다. 무릇 나라에 선비가 있는 것이 마치 山에 官木이 있는 것과 같으니 나라는 선비로 빛이 나고 山은 材木으로 이름이 난다. 아름답도다! 金許의 二氏가 良相, 良醫로서 救濟를 빠트리지 않았다. 옛사람이 良相이 되지 못한다면 良醫이 되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이제 그들이 한 바를 돌아보면 각각 한결같이 옛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바에서 나와서 사람을 어질게 하고 나라를 치료하는 거울을 늘인 것이라.

    그 구제하여 살려낸 것이 거의 억조에 이르는 것인져. 오호라! 덕을 여기에 무엇을 더 덧붙이겠는가! 이제 내가 가지고 있었던 許氏의 經驗方을 인쇄업자에게 던져주어서 사방으로 퍼져서 생명을 좋아하는 모든 군자들과 같이 하고자 한다. 가히 金과 許 두 현자의 아름다움이 멀리 異域에까지 넘치고 令名이 하나의 木朽와 더불지 않아 남긴 은택이 天地와 같이 오래 갈 것을 봄이라. 處術이 가히 다할 것인가? 이것을 보는 사람이라면 날과 달로 나아가 능히 그 요체에 달하고 능히 그 교묘한 이치를 다하여 자랑함에 급급하지 않고 구제함에 자자하면 거의 뜻있는 선비의 사람을 어질게 여기는 마음 씀이라고 말할 따름이라.”(저자의 번역)

    이 서문을 통해 몇 가지 사실이 발견된다. 첫째, 서문의 저자 日本人 山川淳菴이 조선에 학문 연구를 위해 유학을 왔었다는 점이다. 山川은 조선에 의학을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었는데, 침구학을 활용하는 조선의 의사들을 통해 정보를 전해듣고 그 깊은 이치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조선 침구의학계에서 『鍼灸經驗方』을 크게 활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뛰어난 효과에서 찾고 있다. 셋째, 당시 동아시아 전통의학계에서의 조선 침구술의 위상이 높았음을 증언하고 있다. 이것은 “유독 조선이 鍼刺에 있어서 최고라고 평소에 中華에까지 일컬어진 것이 진실로 거짓이 아니로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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