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도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를 다녀와서

기사입력 2007.02.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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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와 모습은 각기 달라도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과의 만남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2006년도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에 다녀왔다. 리투아니아는 발트해 삼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중에 한 나라로 위도상으로 추위가 대단한 나라다. 2004년 1월3일에 처음으로 리투아니아를 찾았을 때에는 영하 10도 정도의 기온과 많은 눈이 내려 준비해간 전기방석이 아니었더라면 호텔에서도 추위로 고생을 했을 정도였다.

    아이스하키는 격렬한 몸싸움과 빠른 스피드 여기에 따르는 체력, 그리고 몸의 균형 감각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동계스포츠 중 단연 돋보이는 종목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14년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2006년도 세계선수권대회(뉴질랜드 대회)에 이어 한국으로서 중요한 게임이었다.

    한국의 아이스하키 현실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대학팀 5개, 실업팀 2개, 실업팀은 IMF 이전에 4개 팀이 있었음) 그동안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회는 성인 대표팀이 아니고 U-20(under 20: 20세 이하의 Junior) 대회였는데 한국을 비롯해 주최국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멕시코, 세르비아, 일본 등 6개국이 서로 경기를 하여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이 Division Ⅰ로 올라가는 형식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5번의 경기를 치러 1승4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2년 전에 리투아니아를 7:2로 물리쳤지만 이번 대회에서 리투아니아는 우승을 하였고, 일본이 2위, 네덜란드가 3위, 한국·멕시코·세르비아가 동률(1승4패)이었으나 승자승, 골득실차로 한국이 4위, 멕시코가 5위, 세르비아가 6위를 하였는데 세르비아는 내년에 Division Ⅲ로 내려가 우승을 하지 않는 한 한국과는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상대팀에 대한 분석과 세계 아이스하키의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 없이는 쉽게 승리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들었다. 선수단의 단합, 경기력, 선수단의 지원 등 내부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다른 나라의 전력을 분석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경기를 쉽게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팀 닥터로 국제 경기에 참여하다가 통역과 단장이라는 역할까지 해야 하는 삼중고(?)를 겪고 나니 선수단의 운용에 관한 노하우가 생겼다. 언제 선수들을 혼내야 하고, 격려해야 하는지 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유지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해 준 소중한 대회였다.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지만 단장의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던 대회였다. 호텔에서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던 Mr. Z(발음이 너무 어려워 본인이 이렇게 불러달라고 하였음), 세르비아 감독 Mr. Marco, 멕시코 트레이너 Mr. Tony, 멕시코 단장(멕시코팀은 금년 4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성인팀 대회에 다시 볼 수 있다고 했음),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따스함을 느끼게 해 준 박물관 안내 도우미 할머니 등 비록 언어와 모습은 달라도 인간미들이 철철 넘치는 사람들이 내 머리에서 항상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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