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의 儒醫列傳 64

기사입력 2007.06.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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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西班으로 軍錄을 받은 儒醫

    천연약물을 활용하여 병을 치료하는 한의학에서 식물은 매우 중요한 약재이다.

    약재는 백성들의 질병을 퇴치하여 건강을 증진시키는 기초이기도 하지만, 판매와 교역을 통해 많은 재화를 만들어낸다는 측면에서 국가의 경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조선 후기에 洪萬選(1643~1715)은 利用厚生이라는 입장에서 ‘山林經濟’라는 農書를 만들어낸 바가 있는데, 이 서적은 農書이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높은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생활의학서로서의 성격도 강하다.

    柳重臨은 洪萬選의 利用厚生의 정신을 계승하여 ‘山林經濟’를 두 배 이상 증보하여 ‘增補山林經濟’라는 서적을 만들어냈다. 이 책은 약물에 대한 내용을 攝生, 救荒,벽瘟, 救急 등에 많이 수록하고 있고, 본초에 관한 내용은 주로 治農, 種樹, 養花, 養蠶, 牧養, 治圃, 治膳 등에 많은 참고 자료를 볼 수 있다.

    이 책의 任希聖의 序에서 “著者가 中年에 太醫內院에 入하여 西班의 錄을 受하였으며 때로는 諸民社의 間에 試하였다”라고 한 것으로 보아 柳重臨은 영조 때 내의원에서 벼슬하고, 西班으로 軍錄을 받으면서 醫業에 봉사한 儒醫였음을 알 수 있다.

    柳重臨은 숙종 때 유명한 痘醫인 柳상의 후손으로서 醫學을 연구한 집안의 가풍을 이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柳상은 왕세자의 痘瘡을 치료한 공로로 협천, 소령 등의 군수를 역임하게 된 儒醫였다. 醫學者로서의 가풍을 이어간 柳重臨을 통해 우리는 가업 계승이라는 형태로 학문을 이어간 儒醫의 전형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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