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의 儒醫列傳 51

기사입력 2007.02.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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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학 세계화를 이루어낸 儒醫

    아마 許浚(1539~1615)만큼 한국사회에서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 ‘東醫寶鑑’은 한국의 한의학을 대표하는 중요한 의서로서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자랑으로 여기는 한국인의 저술로 손꼽히고 있다. 하다못해 건강과 관련된 서적을 낼 때나 제약회사에서 자사의 제품을 선전할 때나 건강관련 TV 프로그램을 방영할 때도 의례히 ‘동의보감’에 나오는 관련 구절을 표방하는 풍토가 있는 것은 한국에서 이 책이 얼마나 공신력이 있는 서적으로 여겨지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허준에 대한 한국인의 믿음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러한 믿음은 허준이 활동했던 조선중기 이후 지금까지 400년 가까이 內在化의 과정을 통해 숙성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본관 陽川, 호가 龜巖인 허준은 할아버지가 무과 출신으로 경상도 우수사를 지냈고, 아버지도 무관으로 용천 부사를 지냈다. 그가 이렇듯 양반가문 출신임에도 의학의 길을 걷게 되는 데에는 그가 서얼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된 점도 있겠지만, 보다 더 중요한 점은 그가 한의학에 대한 탐구욕이 컸다는 점 때문이다.

    허준은 춘추전국시대부터 명나라까지 존재하였던 의학자들의 상이한 의학이론과 처방들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하나의 체계로 구성해 내었다. 허준은 어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알아야 할 의학이론을 질병명 뒤에 나열 설명하고 이를 감별해낼 수 있는 진맥법을 바로 다음으로 기록하고 그 뒤에 처방을 나열하며 끝에 단미 처방, 침구법, 양생법 등을 기록하는 형식을 취하여 이를 실현해 내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허준 관련 행사와 축제를 하고는 있지만, 허준에 대한 콘텐츠 개발은 아직 부족하다. 최근 국가적 차원에서 설립된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사업추진단’의 앞으로의 활동에 많은 기대가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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