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의 儒醫列傳 29

기사입력 2006.09.0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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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朝鮮 脈學의 시작을 연 儒醫

    여말선초의 변혁기에 활동한 鄭道傳은 어머니쪽이 노비의 피가 섞인 향리 집안에서 자라난 조선의 개국공신이다.
    그는 趙浚, 윤소종 등과 함께 전국의 토지를 民口數에 따라 지급할 개혁책을 주장하였고, 1389년 11월에는 이성계, 조준 등과 협의하여 우왕과 창왕을 폐위시키고 공양왕을 즉위시키기도 하였다.

    조선 개국 후에는 17조목의 태조의 敎旨를 지어 새 왕조의 국정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개국공신 1등으로 여러 관직을 겸직하면서 정권을 장악했다. 性理學을 正學으로 보고 佛敎를 비난하면서, 性理學者인 士는 도덕적으로 완전해야 하며 天文, 醫學, 地理, 卜筮 등 학문에도 능통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저술 가운데 醫書라 할 수 있는 ‘診脈圖訣’이라는 서적이 있다. 이 책에 대해서 동시대인물인 李崇仁은 ‘診脈圖誌’라는 글에서 “나라에서 10학과(學科)를 설치하여 인재를 양성하게 하니, 의과가 그 중의 하나였다. 提調官 三峯 鄭藝文(鄭道傳을 말함)이 이르기를, ‘의원은 마땅히 진맥에 착오가 없어야 처방에 효험이 있다’하고, ‘諸家의 說을 詳考하여서 그림을 만들고, 그 범례를 해석하며, 요결을 하여 그 曲折을 극진히 하여 診脈圖라 이름 짓고, 부족한 나에게 그 아래에 기록하기를 명하였다’라 하니, 내가 의학에 꽤 많은 연구가 있었다. 이제 이 책은 상세하고 번잡하지 않으며 간요하고도 소략하지 않으니, 배우는 자는 읽어보면, 응당 긴요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이 醫書는 현재 그 실물이 존재하지 않기에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조선 중기 허준의 ‘纂圖方論脈訣集成’이라는 脈學專門書의 바탕이 된 醫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선비로서 당연히 醫學과 같은 응용학문에도 능통해야 治國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의 뜻이 조선 후기까지 이어져 脈學의 전통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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