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재해석<8> 자연과 함께 하는 건강생활

기사입력 2005.02.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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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가까이 지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 살면서 전원적인 삶을 만끽하는 사람도 있고 도시에 살면서 일주일에 한 두번 교외로 나가 자연과 함께 지내려는 사람도 있다.

    자연은 어떠한 매력을 갖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어울려 살려고 하는 것일까? 동양에서 말하는 자연은 한자어 自然의 의미 그대로다. 자(自)는 스스로를 뜻하고 연(然)은 그러하다는 뜻이므로 자연은 스스로 되는 그대로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양개념으로 말하는 Nature(인간이 뜻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단순한 수단) 의미 외에 자체적으로 역동적인 역할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자연의 의미는 원래 중국의 老子로부터 나왔다. 노자는 스스로 외부로부터의 간섭 없이 되어 가는 상태에서의 생활을 이상적 생활로 생각했다. 이런 생활은 남에게 끌려 다니거나 규제되는 타율적인 상태가 아니기에 자연과 무위(無爲)가 가결합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말로도 표현되고 있다. 인위(人爲)가 가해지지 않은 그대로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그런 상태를 인간의 가장 바람직한 상태라 믿은 것이다. 여기에는 어디까지나 자율성, 자발성이 중심이 된다.

    실제 이러한 자연의 역동성은 스스로 그러함을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삼라만상이 스스로 변해 가는 모습에 대한 자정능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사회적 ‘생명력’이라고도 하고 ‘기(氣)’라고도 한다. 예컨대 시내가 흐르고 있다고 할 때 자연성이 그대로 유지되면 자정능력도 원래 모습으로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으나 인위적인 변화가 가해지면 자정능력은 약화되거나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연의 자정능력이야말로 바로 자연이 갖는 매력이며, 우리가 자연성을 찾는 것도 우리 몸에서 자정능력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자연을 가까이 할 때 우리 몸의 자정능력은 커지고 몸의 상태가 제대로 자리잡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몸을 자연에 맡기는 사람은 건강하며 자연을 역행하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인간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인위적인 문화적 규범 속에 스스로 묶여서 살기도 한다. 그 동안 우리의 사회생활은 욕망 때문인지 자연 법칙에 따라 사는 방식보다 인위적인 문화적 규범에 따라 사는 방식이 더 중시됐다. 이에 따라 많은 경우 자연의 질서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힘들게 됐다. 자연의 법칙과 더불어 살기보다는 자연의 법칙을 우리의 의지에 굴복시켜 지배하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론 한편으로 과학문명의 발달로 이어져 우리의 생활을 편하게 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 속에서 편리함을 찾는 사이 우리의 몸이 자연 법칙과 더불어 사는 삶의 순리와 자정능력을 상실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인간이 갈수록 나약해지는 원인은 바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연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외부환경과의 과잉적 접촉 및 관계에 의해서 위축되고 나약해진 몸을 툭툭 털고 자연의 질서 속에 자연과 순응하며 사는 지혜를 길러야겠다. 건강을 위한답시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서 값비싼 음식이나 약을 찾기보다는 자연과 가까이 지내겠다는 조그만 실천이 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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