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25)

기사입력 2005.01.1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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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유년 새해, 이젠 인턴 겸 주치의가 됐다. 우리뿐만 아니라 각과별 윗년차들도 일을 잘 넘겨줄 수 있도록, 좀더 잘 알려주기 위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과장님께 브리핑을 하는 순간 아마 우리보다 윗년차들이 더 긴장을 하시는 듯하다.
    아직은 못미더워 보이는 우리들이겠지만, 훈련과 실전을 거치면서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작은 다짐을 해본다. 처음부터 잘할 수야 없겠지만, 초반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들은 챠팅 횟수도 줄고 실제적인 일들이 조금씩 넘어오고 있다. 우선 병동의 신참 환자들은 침을 직접 놓곤 한다.
    사실 학생시절 봉사활동을 하거나 응급실에서도 침을 놓아보았지만, 병동환자들에게 침을 놓는 순간은 침을 처음 접하는 듯 어색하면서 더 긴장되는 듯하다.
    물론 환자 앞에서는 여유로움을 보임으로써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한다.
    이렇게 일이 조금씩 넘어올수록 환자들의 반응과 직접적으로 부딪치다보니 조금 더 민감해지는 걸 느낀다. 특히 내 경우에는 TA(교통사고) 환자들이 대다수를 이루어서 사실 호전도를 느끼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교통사고 환자들은 증상자체도 변화가 심하지만, 보험문제가 민감하기 때문에 호전여부가 들쭉날쭉해서다.
    그래서 초심의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는 요령을 익히고 있다. 말로만 듣던 걸 실제로 접하니 아직은 유연한 대처를 하기가 힘들다. 직접 환자들과 부딪히다 보니 행동에 신중을 기하게 하는 듯하다.
    곧 있으면 휴가기간이다. 아마도 밀린 당직을 서다보면 정신없고 힘들겠지만, 짧은 휴가가 주어짐에 한숨 돌릴 여유를 가져볼 수 있으리란 기대로 스스로 마음을 추슬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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