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 - 21

기사입력 2004.11.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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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응급실이라고 하면 어떤 환자들이 오는지 궁금할 법도 하다. 사실 응급환자라고 해도 양방과는 다른 점을 꽤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응급실 분위기도 굉장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곳 병원은 응급실이 종합검진실과 함께 있으며 베드 수가 적다. 작은 진료실을 연상하면 될 듯 하다.

    응급실에 있는 물품들을 살펴보면 우선 응급 상황시 필요한 몇몇 물품들이 비치돼있다. (지금 있는 이 병원 기준) 가장 기본적인 vital sign을 체크할 수 있는 혈압계, 혈당계, 체온계 등을 비롯하여 기본적으로 기도확보를 위한 suction기, 산소마스크, 산소통, EKG, 응급시 쓸 수 있도록 준비해둔 fluid 가 있다.

    또 상비약 등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골절환자나 심하게 염좌가 온 환자들을 위해 각종 붕대 및 splint(반기부스) 재료들이 상비되어 있다. 그밖에 한방진료실이라면 어디에나 있는 침, 부항, 뜸, 전침기 등이 준비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진료시간내에 응급실로 내원하시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참으로 환자들의 상태가 다양하다. 주로 119로 실려오는 환자들은 응급실로 오게 되는데, 의식소실 상태에다가 정말 생명을 다투는 위급한 환자인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할 수 있는 처치를 해서 상급의료기관으로 전원을 한다. 더불어 중풍환자인 경우에도 발병시간이 얼마되지 않은 경우나 상태가 심각한 경우 전원을 권유하는 편이다. 그 외에 자주 보는 환자들은 요통환자인데, 걸을 수 없기 때문에 119로 자주 방문한다. 이 경우는 치료 후에 반응을 살펴서 주로 입원시키곤 한다.

    그런데 정말 당혹스러운 것은 늦은 새벽 삐삐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졸린 눈 부릅뜨고 달려갈 때다. 막상 가보면“그냥 한번 와봤다”거나 발병일이 만성적인 분들이라던가, 아픈지 몇 달 되는 환자들이 응급실을 방문할 때다.

    그 순간 잠시동안 호흡을 가다듬는다. 그리고‘굳이 늦은 밤에 방문해야 하나’는 원망을 잠시 해본다.‘이게 뭡니까? 나일론 환자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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