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황지혜’의 인턴수련 일기[20]

기사입력 2004.10.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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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병동환자 관리업무가 인턴들에게 조금씩 넘어오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요즘 “생각을 좀해라 지금까지 이렇게 밖에 생각을 못하는 것은 여태 일만 열심히 한 것일뿐”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 인턴이 초기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일에 펑크만 나지 않으면 괜찮다는 말”이었다. 그래서인지 응급상황에서도 사실 필요한 물품 챙기기, 챠팅과 시키는 일에 대해 놓치지 않기 등을 위한 노력들이 대부분이었다. 상황에 대한 판단보다는 지시에 따른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간단한 테스트 결과 다들 일만 열심히 한 탓인지(?) 아무생각없이 챠트에 쓰여지는 대로 짜여진 답을 했다.
    생각해보니 일을 하면서 배운 점도 많지만, 일에 쫓기면서 정말로 상황에 맞는 나만의 처치나 대처요령과 치료계획 등을 생각해본 건 얼마되지 않는 듯하다.

    이제는 좀더 생각하는 인턴이 되야 할 때인듯 하다. 따끔한 충고를 들은 이후, 스스로 SOAPS( subject 주관적 증상 O;objective 객관적 증상 A;assessment 평가, 판단 P;plan)를 상황에 맞게 짜보곤 한다. 처음 수련의 면접을 보면서 물어보셨던 SOAP. 병원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사항이다. 양방이든 한방이든 어느 병원에서나 통용되는 용어이다. 처음엔 그저 생소하기만 했었는데, 환자상황에 대해 체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개념이 아닌가 싶다.

    여태까지는 우리는 SO까지 기록하고 AP는 주치의 선생님 담당이었다. 이제는 SOAP를 처리할 수 있도록 판단능력과 밑바탕이 되는 생각과 실력이 필요한 때이다. 추석연휴부터 응급실의 일은 거의 인턴들이 보고 있고, 병동환자관리도 많은 부분 보고 있다. 직접 환자와 맞딱드리는 부분들이 늘면서, 고민도 늘어나기 시작하는 듯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환자에 대해 고민하고, 치료계획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사고의 전환을 할 때이다!! 일하는 인턴에서 생각하는 인턴으로 도약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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