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이제는 달라집니다 (41)

기사입력 2004.09.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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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병 직 리드교육연구원장]


    약 15년 전 한 광고회사에 근무할 때 일이다. 그 회사 대표님은 참 진실하시고 자상하시고 직원들에게도 존경 받는 분이셨다. 그런데 한 번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하면 바로 원수같이 변하여 퇴사할 때는 속으로 앙심을 품고 나가는 직원들까지 있었다. 그러나 사장은 그 원인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고 관리자였던 나는 그런 현상들이 안타까웠지만 직접 조언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념과 가치, 개념이다. 종교와 국가, 사상을 위해 목숨도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사람이 있으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강에 투신 자살 하는 유명인사 이야기도 가끔 듣게 된다. 우리에게 내면화되어 있는 이념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의 일부분으로써 사람들은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괴감에 사로 잡힌다.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으며.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며, 그 감정을 견디지 못하여 자존심을 잃느니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선택한다. 독일 기본법 첫머리에 인간의 존엄성은 침해 받을 수 없다’고 적혀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동물이 진화할 때 가장 먼저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 뇌였는데 그 중 가장 원시적인 부분인 뇌간은 척추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이 뇌간의 목표는 오직 살아 남기다. 당신 앞 5미터 지점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공격하려는 듯 노려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면 당신은 어떻게 될까? 충격과 공포, 가슴이 마구 뛰며 온몸의 근육이 긴장될 것이다.
    뒤로 돌아갈까? 도와달라고 소리 지를까? 위협을 할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을까. 이때 뇌간은 순간 활성화 되어 즉시 신체를 완벽한 정보 상태로 변화시킨다. 육체의 모든 힘이 작동하고 호르몬과 자율신경은 반응하여 번개처럼 빠르게 신체에 영향을 미치며 부신은 아드레날린 호르몬을 쏟아내며 근육은 긴장된다.
    심장은 거세게 숨이 차도록 뛰며, 호흡은 거칠어지고 혈압은 상승한다. 혈액은 피부와 내장으로 근육과 뇌로 이동하며, 피부는 창백해지고. 혈액 응고시간도 짧아지며 감각은 예민해지고 눈동자는 커진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인정 받고 싶은 욕구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존중하는지 무시하는지 느낄 수 있는 예민한 안테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가치가 인정 받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은 자존심이 목숨보다 더 중요시 되기 때문에 뇌간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활동한다. 자존심이 위협을 받으면 살아 남기 위해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그대로 작동된다. 너는 여직원보다도 못하니” 일을 그 따위로 하니 바보같이” 등과 같은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마치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 것처럼 반응하여, 상대방을 오직 적수로 생각하고 결투에 집중하게 된다. 시야는 좁아지고 판단력은 흐려지며 심리적 안개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이성적이었던 사람을 순식간에 감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은 적극 삼가야 한다.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치유하기 힘든 관계로 몰고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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