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다시보기 21

기사입력 2004.08.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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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서메디칼 한의원 신영호 원장]

    매주 목요일 밤 12시 한의사들이 집결한다. 그리고 밤새 차를 달려 의료봉사의 현장에 간다. 남쪽 지방으로 차를 몰아가게 되면 새벽 5, 6시 정도이다. 잠깐 눈을 부치고 9시까지 연구봉사의 현장으로 간다.
    그리고 늦은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의사 한명당 약 150여명의 환자를 본다(어떤 날은 밤 10시까지 무려 250여명을 본 날도 있다). 그것도 눈 앞에서 계측기계로 바로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혈압 당뇨관련 시침이기에 환자가 많다고 막할 수도 없다.
    격팔상생역침의 특성상 유주를 정확히 하기 위해 허리를 웅크리고, 이리 저리 고민하면서 줄자를 대고 점을 찍고 자침을 하게 된다.
    정말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하루 종일 다른 생각없이 환자만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진료가 다 끝나면 저녁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그날 진료한 것을 검토하고 토론하며 다시 공부를 한다. 그리고 새벽 3, 4시 심지어는 5시까지 그 공부는 계속 될 때도 있다. 그렇게 금요일이 간다.
    토요일 아침이면 8시에 일어나서 씻고 아침밥 먹고 진료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다시 또 종일 진료를 한다. 그리고 다시 새벽까지 일정은 계속된다. 마지막 일요일은 오전 진료를 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스스로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인 차서를 알려드리는 시간은 가지고 오후 3시부터 지역에서 경부과 특강을 시작한다.
    경부과 특강동안 한의사들은 굉장히 당혹한 면이 많은 격팔상생역침법을 익힐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다.
    경부과 특강이 끝나고 식사하고 이야기 나누고 다시 차를 몰아 서울로 간다. 다시 월요일 새벽이다. 3일간 비워둔 한의원에서 월∼목 진료를 하고 목요일 밤에 모여 다시 봉사현장으로 간다. 그렇게 8주 연속 두 달간 단 하루의 쉼도 없이 삶과 현장에서 온 몸으로 부딪히는 한의사들을 차서메디칼에서는 수행한의사라고 부른다. 저번주 토요일 제 1기 수행의 한의사들 수료식이 있었다.
    제1기 수행의들은 두 명이 시작을 했다. 정말 고됐다면 고된 과정이 끝난 것을 속시원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내내 아쉬워하는 눈치를 아끼지 않는 이 두 분들은 과연 무엇에 매료된 것이었을까? 두 분의 공통된 말은 처음에는 새로운 침법에 대한 욕심에서 시작했는데 막상 부딪쳐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는 것, 침법을 넘어 있는 새로운 차원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눈을 뜨게 되었다는 그런 말들을 하셨다. 과연 그러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다음 칼럼엔 직접 수행한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눈후 그들의 생각을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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