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다시보기 - 20

기사입력 2004.08.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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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치료를 잘 하기 위해서 한의사들은 정말 여러 가지 많은 분투 노력을 한다. 먼저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맥도 짚고 문진도 하고 복진 설진기타 장비를 이용한 검진도 한다. 그리고 열심히 고전과 현대의학을 넘나들며 열심히 공부도 한다.

    그리고 어디에 침을 놓아야 할지 열심히 고민하고 그리고 그 혈자리를 정했으면 그 혈의 정확한 위치를 잡기 위하여 골도법 및 손의 감각 또는 용혈사수의 원리를 이용하여 열심히 혈자리를 찾는다. 그런데 마지막 정작 본 게임인 침을 놓을 때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야구선수들이나 골퍼 피아니스트 첼리스트들등 프로들은 모두가 다 자기가 다루는 그 무엇과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한의사들은 침과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침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침을 잡은 손과 침을 잡은 사람의 몸과 마음과 혈자리(침을 맞는 사람)가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부드럽지만 힘있게 방망이를 돌려 공을 쳐서 홈런을 치듯이.... 하지만 대부분 침과 사람이 따로 따로 노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먼저 시침시에는 온갖 삿된 마음을 버려야 한다.

    야구선수가 배트로 공을 칠 때 공을 치겠다는 생각외에 저 투수가 너무 밉다는 생각이 들어간다면 제대로 된 타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워낙에 천방지축이어서 짧은 순간에 온갖 곳에 다 돌아다닐수도 있고, 온각 시간을 다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침시에는 모든 삿된 마음을 다 버리고 시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환자가 이쁘든 냄새가 나든, 의사가 돈에 쪼들리든,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든 없든 거기에 끄달리지 말고 시침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 시침시에 방종과 무절제를 버려야 한다.

    너무 쉽게 다가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침 한방에 십년 된 질환도 원인치료까지 나아갈 수도 있는 것이 침의 세계다. 뭐 운좋으면 낫겠지...뭐 안낳으면 다음에 또 놓지 뭐. 여기가 아니면 다른데 놓지 뭐.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그러한 자세로 계속 임상현장에 있다면 의원의 몸과 정신이 먼저 상할 것이다.
    그 다음 침과 몸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침은 들어가는데 몸은 움츠려 들거나 뒤로 물러나거나 아니면 침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한껏 긴장하거나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이 많다. 마치 타자가 공이 오기도 전에 먼저 배트를 휘두르거나, 공은 이미 들어와 있는데 겨우 배트를 휘두르는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잘은 몰라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이 과연 침과 하나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침과 몸이 따로 따로 노는지.... 하루라도 빨리 침과 하나가 되는 프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들이 한의사들은 뭔가 침을 놓아도 다른 돌팔이들이 놓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먼저 보고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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