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다시보기 ⑪

기사입력 2004.05.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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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학이 대중적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의학이 이래서 우수하고 저래서 좋다라는 식의 설득으로는 되지 않는다. 먼저 실내용성의 담지가 절실하다.

    또한 그 실내용성도 한의학의 특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야하며, 굉장히 실용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정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야 한의학이 의학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런 문제제기를 해보자. 지금 현재 법적으로 한의학에서 다루는 과목은 한방내과 한방이비인후과 한방신경정신과 침구과 등등이다. 과연 이것이 한의학적인가? 이미 분류자체에서 한편으로는 양의학의 질병중심, 또 한편으로는 한의학의 기술적 방법중심으로 분과를 해 놓았다. 참으로 해괴한 모양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즉, 이미 그 분과자체에서 그 체계성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또한 양방은 내과만 하더라도 굉장히 세세하게 나누어져 있는데 한방은 덩그러니 한방내과 하나다.

    서양의학은 질병중심이고 한의학은 인체생리중심이다. 맨날 병든 조직을 바라보는 양의사와, 사람의 생리체계의 조절을 통한 한의사들의 분과가 같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한의학의 분과도 생리중심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경부과(經部科) 주치침법(主治鍼法)의 문제의식이 들어있다. 經은 인체의 12경락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部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하나의 혈자리이다. 하나의 혈자리에 部라고 하는 권속의 의미를 부여한 것은, 하나의 혈에서 인체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75% 이상을 능히 다루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혈에서 그렇게 많은 질환을 다루어 낼 수 있는 것은 사람의 생리체계-연관 구성 기능 자체가 그렇게 거의 전면적이라고 할 정도로 서로 상호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서메디칼에서는 하나의 경부를 중심으로 질환들을 다시 재편, 정리하고 있다.

    그것이 經部科 主治鍼法의 체계이다. 가령 足厥陰經 大敦部에서 부인과 비뇨기과 호흡기내과 신경정신과 순환기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신경외과 내분비내과 재활의학과 안과 이비인후과의 각 질환들을 다 다루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한의학의 분과과 최소한 365개가(기존의 인체 12정경의 혈이 365혈 기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분과자체에서 서양의학과 그 궤를 달리하는 한의학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온 천하에, 미세적인 세포는 어떨지 몰라도, 사람자체에 대해서는, 한의학적인 방법이 서양의학보다 훨씬 잘 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겠는가? 대돈(다른 어떤 혈이어도 좋다)에서 대부분의 모든 질환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서양의학이 죽었다 깨어나도 상상할 수 없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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