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다시보기 (3)

기사입력 2004.03.2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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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서메티컬 한의원 신영호 원장>

    마을병원이라고 하면 단순히 그냥 친절하고 치료 잘하는 동네병원을 생각할지 모르겠다. 마을병원은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서 대두되었다.

    우리 스스로는 한의사와 양의사를 대등하다고 생각하지만 양의사는 한방공보의들을 ‘한방사’라고 공공연히 부를 만큼, 하나의 요법 정도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한마디로 의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방의료 이용률이 4% 내외라는 건강보험통계는 국민들이 한의원을 통증이나 중풍같은 특정질환에만 찾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이 정도도 기존의 한의학에 대해 우호적인 장·노년층이 만들어준 수치이다. 미래에 주 수요층이 되어야 할 20, 30대와 한의계의 문화차이를 생각하면 정말 숨이 턱 막힌다.

    거기다가 요즘 통증클리닉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은 경험이 미천하여 널리 퍼지진 않았지만, 분명 오래지않아 세련된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로 한의계의 전통적 질환군인 동통 등을 잠식해 들어갈 것이다.

    이외에도 침구사, 약사, 홈쇼핑, 대기업의 건강식품사업, 각종 유사의료업자들로 인해 한의계의 입지는 더욱 더 줄어들고 있다.
    이렇듯 한의학이 자기의 위상을 확립하지 못하는 사이, 국민들의 건강은 오리무중이 되었다.

    또 앞으로 외국의료자본이 들어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바야흐로 양·한방을 막론하고 이제 정말 위기의 시대가 닥치고 있으며, 우리 국민들의 건강은 외국자본에 의해 좌우될지도 모르는 일이겠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 바로 마을병원이다.

    마을 주민 전체가 마음으로 아끼는 한의원이 곧, 마을병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여, 그 어떠한 외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을 주민과 함께 손을 잡고 가는 것이 마을병원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먼저 생산성(치료율)을 재고해야 한다. 마을병원의 치료는 치료율도 높아야 하지만, 속도면에서도 양방의 처치만큼 신속해야 한다.

    다음으로 진료의 인간화를 고민해야 한다. 즉 질병에 주안하여 병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그저 병 잘 고치는 용한 의원일 뿐이다. 언제든지 더 병 잘고치는 의사에 의해 대체될 수 있는 것이다. 얼마나 비인간적인가?) 사람에 주안하여 사람을 중시하는 인간적인 진료로 나가야 한다. 환자 의사간에 소통이 가능한 진료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이 이런 마을의 의사로 거듭나고, 한의원이 마을병원으로 거듭난다면, 한의학은 다시 국민의 의학이 될 것이다. 마을병원으로 가기 위해선 차서(양생)와 메디칼(한의학)의 협력이 필요한데, 그 부분은 지면관계상 다음에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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