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시사 프로그램, 병원에 만연한 대리수술 행태 보도
정식 교육 받지 않은 의료기기 영업 사원이 수술 보조에 직접 참여
관련 법령 미비하고 처벌은 제보자가 떠안는 현실 바뀌어야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부산의 한 40대 남성이 어깨 충돌 수술을 받은 후 사망했는데, 이 수술을 의사가 아닌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집도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 고발을 통해 알려진 이 사건은 업계에서는 흔한 일로 '터질 일이 터졌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 시사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6일 '외부인들-통제구역 안의 비밀 거래' 방송을 통해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을 보조하거나 집도한 사실을 보도했다.
평소 지병이 없던 운전기사 강씨는 뼈에 낀 석화를 긁어내는 어깨수술을 받기 위해 지역의 유명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강씨의 아내는 수술이 끝난 후 강씨를 흔들어 깨웠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의료진은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조금 늦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병원으로 다시 옮겨진 강씨는 이송 후 40분만에 사망했다. 사인은 세균성 폐렴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였다.
이와 관련, 한 법의학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수술은 침습적이라서 위험하다. 그런데도 정형외과 전문의가 수술하게 되는 경우는 감염, 출혈 등 합병증이 비교적 적은 수술"이라며 "사망 원인은 마취 사고나 출혈에 따른 혈액 공급 부족일 수 있는데, 전문의가 수술했으면 대처 방법이 있었을 것. 그런 대처가 부족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씨의 유족은 병원측에 cctv 등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확인 가능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수술동의서에는 환자의 동의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사건은 부산 영도경찰서가 나서면서 진행됐다. 경찰측이 확보한 cctv와 수술 과정에서의 내시경 카메라 등을 대조한 결과, 뼈를 깎는 수술이 시작됐을 무렵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수술실 번호키를 누르고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의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후 수술실로 들어간지 10분 만이었다. 추가 조사 결과 양복을 입은 남성은 병원장이었으며 수술을 집도한 남자는 의료기기 판매업체의 영업사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은 이후 환자의 사망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각종 서류를 위조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찾아간 영업사원의 회사 관계자는 이 사실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지만, 사무실의 벽 한 켠에 병원, 수술 부위와 시간, 담당 의사, 담당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빼곡히 적은 게시판의 일정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업사원들 "교육은 어깨너머 배운 게 전부"
업계 관계자들은 만연하고 있는 현실이 이제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들통나면 장비 탓을 하면서 의사에게 설명하기 위해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식으로 무마해도 될 만큼 관련 법이 허술해서다.
수술에 관여한 영업사원은 회사에서 시도한 의견 공유, 동영상 교육 등이 받은 교육의 전부라고 했다. 스페인어와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바로 의료기기 업체에 입사한 영업사원 A씨는 "입사 후 가장 먼저 배운 게 손 씻는 법, 수술복 입는 법이었다"며 "3주 뒤에는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씨를 만난 한 의사는 수술을 잘할 것 같아 보인다며 직접 수술을 시키기도 했다.
다른 영업사원 B씨는 "입사 당시 회사가 전방십자인대 등 수술에 필요한 의학전문용어를 말하며 수술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며 "할 줄 아는 수술이 많을 수록 연봉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업사원 C씨는 이런 방식으로 5일 동안 9차례 수술에 직접 참여했다.
2015년 서울 척추전문병원 간호사에서 일하던 간호사 D씨 역시 해당 병원이 환자 마취, 수술 준비, 메스 절개 수술 등을 끝낸 뒤 마무리 하고 의사 없이 했다고 털어놨다. 부분 마취의 경우 의사는 수술을 집도하는 영업사원 옆에서 환자에게 말을 걸며 환자를 안심시키는 일을 했다. 의사가 수술실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헀다.
보도에 따르면 '병원 수술실에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들어온 적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49.7%나 됐다.
'당시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했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수술 준비 및 보조'라는 응답이 65.1%, '대리수술'이라고 답한 경우는 27.5%로 10명 중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은 "한국에서 전문의가 되려면 의대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거쳐야 한다. 수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조직학, 생화학, 생리학 등의 과목을 배우면서 오랜 기간 수련하고 시술에 참가하는 이유는 수술이 생명을 다루는 존엄한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제보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영업사시원이 수술을 보조하거나 집도하면 병원일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고가의 의료장비 사면서 병원은 갑질...처벌은 솜방망이
이 같은 행태는 수술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인력을 충원하지 않으려는 행태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간호사 D씨는 "병원은 수술을 많이 해야 돈은 버는데, 수술을 하는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보니 의료기기 업체 사랃믈을 써서 수술을 맡기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컨설팅 관계자 역시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는 보통 이면 계약을 하는데, 여기에 서로의 요구에 협조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의사가 수술을 하라고 하면 의료기기 업체 직원은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약회사 리베이트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업체는 고가의 기기를 병원에 파는 대신 회식, 현금 요구 등 의사 개인의 요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해외와 달리 대리수술에 대한 한국의 관련 처벌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대리 수술을 살인 미수에 준하는 중대 범죄로 처벌하고 있지만, 한국은 영업사원의 대리수술이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 의료법에도 비의료인이 수술실에 들어오는 행위를 규정하는 법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 당국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의사의 대리수술은 의료법 제27조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된다"며 "또 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 치사의 죄책을 지고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고 그 형으로 집행유예 확정되면 면허취소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법의학자 역시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을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관여하면 의사도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이 같은 행태는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에도 보도됐다. 이 보도에는 대표적인 공공의료시설인 국립중앙의료원에도 영업사원이 봉합수술에 참여한 정황이 다뤄졌다. 보건복지부는 관할 보건소에 현지 조사 요청을 해 놨다는 입장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해당 의사의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등 사후적인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근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식 교육 받지 않은 의료기기 영업 사원이 수술 보조에 직접 참여
관련 법령 미비하고 처벌은 제보자가 떠안는 현실 바뀌어야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부산의 한 40대 남성이 어깨 충돌 수술을 받은 후 사망했는데, 이 수술을 의사가 아닌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집도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 고발을 통해 알려진 이 사건은 업계에서는 흔한 일로 '터질 일이 터졌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 시사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6일 '외부인들-통제구역 안의 비밀 거래' 방송을 통해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을 보조하거나 집도한 사실을 보도했다.
평소 지병이 없던 운전기사 강씨는 뼈에 낀 석화를 긁어내는 어깨수술을 받기 위해 지역의 유명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강씨의 아내는 수술이 끝난 후 강씨를 흔들어 깨웠지만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의료진은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조금 늦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병원으로 다시 옮겨진 강씨는 이송 후 40분만에 사망했다. 사인은 세균성 폐렴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였다.
이와 관련, 한 법의학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수술은 침습적이라서 위험하다. 그런데도 정형외과 전문의가 수술하게 되는 경우는 감염, 출혈 등 합병증이 비교적 적은 수술"이라며 "사망 원인은 마취 사고나 출혈에 따른 혈액 공급 부족일 수 있는데, 전문의가 수술했으면 대처 방법이 있었을 것. 그런 대처가 부족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씨의 유족은 병원측에 cctv 등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확인 가능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수술동의서에는 환자의 동의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사건은 부산 영도경찰서가 나서면서 진행됐다. 경찰측이 확보한 cctv와 수술 과정에서의 내시경 카메라 등을 대조한 결과, 뼈를 깎는 수술이 시작됐을 무렵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수술실 번호키를 누르고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의사로 보이는 한 남성이 수술복으로 갈아입은 후 수술실로 들어간지 10분 만이었다. 추가 조사 결과 양복을 입은 남성은 병원장이었으며 수술을 집도한 남자는 의료기기 판매업체의 영업사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은 이후 환자의 사망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각종 서류를 위조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찾아간 영업사원의 회사 관계자는 이 사실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지만, 사무실의 벽 한 켠에 병원, 수술 부위와 시간, 담당 의사, 담당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빼곡히 적은 게시판의 일정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업사원들 "교육은 어깨너머 배운 게 전부"
업계 관계자들은 만연하고 있는 현실이 이제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반응이다. 들통나면 장비 탓을 하면서 의사에게 설명하기 위해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식으로 무마해도 될 만큼 관련 법이 허술해서다.
수술에 관여한 영업사원은 회사에서 시도한 의견 공유, 동영상 교육 등이 받은 교육의 전부라고 했다. 스페인어와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고 대학 졸업 후 바로 의료기기 업체에 입사한 영업사원 A씨는 "입사 후 가장 먼저 배운 게 손 씻는 법, 수술복 입는 법이었다"며 "3주 뒤에는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씨를 만난 한 의사는 수술을 잘할 것 같아 보인다며 직접 수술을 시키기도 했다.
다른 영업사원 B씨는 "입사 당시 회사가 전방십자인대 등 수술에 필요한 의학전문용어를 말하며 수술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며 "할 줄 아는 수술이 많을 수록 연봉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영업사원 C씨는 이런 방식으로 5일 동안 9차례 수술에 직접 참여했다.
2015년 서울 척추전문병원 간호사에서 일하던 간호사 D씨 역시 해당 병원이 환자 마취, 수술 준비, 메스 절개 수술 등을 끝낸 뒤 마무리 하고 의사 없이 했다고 털어놨다. 부분 마취의 경우 의사는 수술을 집도하는 영업사원 옆에서 환자에게 말을 걸며 환자를 안심시키는 일을 했다. 의사가 수술실에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헀다.
보도에 따르면 '병원 수술실에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들어온 적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49.7%나 됐다.
'당시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했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수술 준비 및 보조'라는 응답이 65.1%, '대리수술'이라고 답한 경우는 27.5%로 10명 중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은 "한국에서 전문의가 되려면 의대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을 거쳐야 한다. 수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 조직학, 생화학, 생리학 등의 과목을 배우면서 오랜 기간 수련하고 시술에 참가하는 이유는 수술이 생명을 다루는 존엄한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제보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영업사시원이 수술을 보조하거나 집도하면 병원일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고가의 의료장비 사면서 병원은 갑질...처벌은 솜방망이
이 같은 행태는 수술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인력을 충원하지 않으려는 행태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간호사 D씨는 "병원은 수술을 많이 해야 돈은 버는데, 수술을 하는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보니 의료기기 업체 사랃믈을 써서 수술을 맡기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컨설팅 관계자 역시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는 보통 이면 계약을 하는데, 여기에 서로의 요구에 협조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의사가 수술을 하라고 하면 의료기기 업체 직원은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약회사 리베이트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업체는 고가의 기기를 병원에 파는 대신 회식, 현금 요구 등 의사 개인의 요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해외와 달리 대리수술에 대한 한국의 관련 처벌 근거가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대리 수술을 살인 미수에 준하는 중대 범죄로 처벌하고 있지만, 한국은 영업사원의 대리수술이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 의료법에도 비의료인이 수술실에 들어오는 행위를 규정하는 법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 당국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의사의 대리수술은 의료법 제27조1항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된다"며 "또 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 치사의 죄책을 지고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되고 그 형으로 집행유예 확정되면 면허취소 사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법의학자 역시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을 보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관여하면 의사도 무기징역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이 같은 행태는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에도 보도됐다. 이 보도에는 대표적인 공공의료시설인 국립중앙의료원에도 영업사원이 봉합수술에 참여한 정황이 다뤄졌다. 보건복지부는 관할 보건소에 현지 조사 요청을 해 놨다는 입장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해당 의사의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등 사후적인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근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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