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한의의료봉사를 펼친 최정원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와 다른 여성 관련 의료봉사, 올해의 중점 사업 추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정원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왼쪽).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이번 한의의료봉사에서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 편인지.
A. 9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많아 손발과 배가 많이 찼다. 배는 또 많이 뭉쳐 있기도 해서, 주무르는 것 등을 통해 체온을 올려 뭉쳐 있던 복부를 풀어주고 따뜻하게 문질러주면서 영양식을 따뜻하게 데워서 드렸더니 좋아지셨다. 연세 드신 분들은 말초까지 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체온 변화가 왔다 갔다 하는데, 최근에 날씨가 추워진 탓에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치매기가 있으신 분들이 많았다. 정상적인 대화가 어렵고 자기 의견을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할머니도 더러 계셨다. 몸이 쇠약해져 있고, 어려운 일을 겪으신 만큼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더 몸이 안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Q.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
A. 우리를 환대해주시든, 그렇지 않든 다 기억에 남는다. 한 할머니는 우리 손을 잡으면서 왔다가 바로 가냐면서, 자주 놀러오라고 하고 손을 안 놓고 하는 게 마음이 안 좋았다. 주말에 오고 평일에는 가기 어렵고 하니까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봉사자들이 찾아와도 금방 간다면서 처음부터 마음의 문을 안 여시는 할머니도 있었다. 이 분들은 또 이 분들대로 상처가 있으신 것 같아 안타까웠다.
Q. 대한여한의사회는 10여 년 전부터 위안부 할머니, 미혼모, 이주민센터 등 여성에 대한 의료봉사를 펼쳐 왔다. 여한의사회가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A. 1965년 창립한 여한의사회는 의료인의 시대적 소명을 외면하지 않고 여성 문제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노력해 왔다. 여한의사회가 의료봉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다문화 가정, 미혼모, 가정폭력피해여성, 이주 여성은 모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 때 받지 못하는 이들이다.
다문화 가정과 이주 여성은 낯선 국가인 한국의 의료체계를 접하기 어려워 아파도 쉽게 병원에 가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여성을 보듬는 게 여한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미혼모, 가정폭력피해여성 역시 주변의 시선이나 낮은 소득을 이유로 일반 여성보다 의료서비스를 선뜻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여한의사회가 이 같이 소외된 여성들에게 한 걸음 더 가가가 적극적인 의료봉사를 해야 전반적인 여성의 인권이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위안부 할머니는 국가적 이해관계 때문에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극도의 치욕을 느낀 분들이다. 이 분들은 물리적 힘이 없는 여성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상처를 겪고, 아직도 그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 분들의 상처를 보듬고 지금 삶의 고통을 의료인으로서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일이 한의의료봉사라고 생각한다.
Q. 여한의사로서 위안부 할머니, 미혼모, 이주민센터 등 여성에 대한 의료봉사를 펼칠 때 특별히 보람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A. 최근에 방문했던 미혼모 시설에서 느꼈던 점이 기억에 난다. 주로 20대 초반의 미혼모들이 2년 동안 여기서 지내게 되는데, 낯선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아서 처음에는 침 치료를 하는데도 거부반응이 컸다. 침 치료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하면서, 나쁜 생각 하지 말고 최대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으라고 얘기해 줬다. 만나 보면 다 순수하고 착한 친구들인데 아직까지 사회는 미혼모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생명이 소중한 데 경중이 없는 만큼 미혼모의 아이도 소중히 여기고,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사라졌으면 한다.
Q. 올 해 회무 중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A. 여한의사회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덜 중요한 사업은 없다. 여성 관련 의료봉사, 여대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세미나, 타 여성단체와의 교류 등의 사업은 여한의사회가 매해 진행해오면서도 어느 것 하나 빠트릴 것 없는 중요한 사업들이다.
다만 한의 의료가 건강보험 등 제도권 내 정책에 포함돼야 하는 과제가 있는 만큼, 여성 관련 의료정책에 대한 연구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혼모 지원, 한의난임치료, 성폭력 피해의료지원, 경력단절 여성 등의 주제가 포함됐다. 여한의사회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여성 전반이 느끼고 있는 문제에 뛰어들어 여성 의료인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한의의료봉사를 펼친 최정원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와 다른 여성 관련 의료봉사, 올해의 중점 사업 추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정원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왼쪽).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Q. 이번 한의의료봉사에서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 편인지.
A. 9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많아 손발과 배가 많이 찼다. 배는 또 많이 뭉쳐 있기도 해서, 주무르는 것 등을 통해 체온을 올려 뭉쳐 있던 복부를 풀어주고 따뜻하게 문질러주면서 영양식을 따뜻하게 데워서 드렸더니 좋아지셨다. 연세 드신 분들은 말초까지 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체온 변화가 왔다 갔다 하는데, 최근에 날씨가 추워진 탓에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치매기가 있으신 분들이 많았다. 정상적인 대화가 어렵고 자기 의견을 계속 반복해서 말하는 할머니도 더러 계셨다. 몸이 쇠약해져 있고, 어려운 일을 겪으신 만큼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더 몸이 안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Q.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다면.
A. 우리를 환대해주시든, 그렇지 않든 다 기억에 남는다. 한 할머니는 우리 손을 잡으면서 왔다가 바로 가냐면서, 자주 놀러오라고 하고 손을 안 놓고 하는 게 마음이 안 좋았다. 주말에 오고 평일에는 가기 어렵고 하니까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봉사자들이 찾아와도 금방 간다면서 처음부터 마음의 문을 안 여시는 할머니도 있었다. 이 분들은 또 이 분들대로 상처가 있으신 것 같아 안타까웠다.
Q. 대한여한의사회는 10여 년 전부터 위안부 할머니, 미혼모, 이주민센터 등 여성에 대한 의료봉사를 펼쳐 왔다. 여한의사회가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A. 1965년 창립한 여한의사회는 의료인의 시대적 소명을 외면하지 않고 여성 문제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노력해 왔다. 여한의사회가 의료봉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다문화 가정, 미혼모, 가정폭력피해여성, 이주 여성은 모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 때 받지 못하는 이들이다.
다문화 가정과 이주 여성은 낯선 국가인 한국의 의료체계를 접하기 어려워 아파도 쉽게 병원에 가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여성을 보듬는 게 여한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미혼모, 가정폭력피해여성 역시 주변의 시선이나 낮은 소득을 이유로 일반 여성보다 의료서비스를 선뜻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여한의사회가 이 같이 소외된 여성들에게 한 걸음 더 가가가 적극적인 의료봉사를 해야 전반적인 여성의 인권이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위안부 할머니는 국가적 이해관계 때문에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극도의 치욕을 느낀 분들이다. 이 분들은 물리적 힘이 없는 여성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상처를 겪고, 아직도 그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 분들의 상처를 보듬고 지금 삶의 고통을 의료인으로서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일이 한의의료봉사라고 생각한다.
Q. 여한의사로서 위안부 할머니, 미혼모, 이주민센터 등 여성에 대한 의료봉사를 펼칠 때 특별히 보람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A. 최근에 방문했던 미혼모 시설에서 느꼈던 점이 기억에 난다. 주로 20대 초반의 미혼모들이 2년 동안 여기서 지내게 되는데, 낯선 사람에 대한 상처가 많아서 처음에는 침 치료를 하는데도 거부반응이 컸다. 침 치료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하면서, 나쁜 생각 하지 말고 최대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으라고 얘기해 줬다. 만나 보면 다 순수하고 착한 친구들인데 아직까지 사회는 미혼모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생명이 소중한 데 경중이 없는 만큼 미혼모의 아이도 소중히 여기고,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사라졌으면 한다.
Q. 올 해 회무 중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린다.
A. 여한의사회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덜 중요한 사업은 없다. 여성 관련 의료봉사, 여대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세미나, 타 여성단체와의 교류 등의 사업은 여한의사회가 매해 진행해오면서도 어느 것 하나 빠트릴 것 없는 중요한 사업들이다.
다만 한의 의료가 건강보험 등 제도권 내 정책에 포함돼야 하는 과제가 있는 만큼, 여성 관련 의료정책에 대한 연구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혼모 지원, 한의난임치료, 성폭력 피해의료지원, 경력단절 여성 등의 주제가 포함됐다. 여한의사회는 의료인뿐만 아니라 여성 전반이 느끼고 있는 문제에 뛰어들어 여성 의료인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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