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들 초대형화 경쟁

기사입력 2004.10.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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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종합병원들이 4백병상에서 최대 1천2백병상 규모의 병원 건물을 신축하는 등 초대형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내 간판 종합병원들의 몸집 부풀리기 경쟁은 미국 유명병원 2곳에서 한국진출 의향을 관계당국에 전하는 등 초읽기에 들어간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내년 초에 현 부지안에 지하 7층, 지상 13층에 4백병상을 갖춘 새 병원을 착공한다. 오는 2008년에 이 병원이 완공되면 병상수는 2천6백개로 증가,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추게 된다.
    강남성모병원은 2천5백억∼3천억원을 들여 서울 반포동 부지에 지하 5층, 지상 20층에 1천2백 병상을 갖춘 병원을 2008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새 병원에는 암센터, 심혈관센터 등 전문진료센터가 들어선다.
    경희의료원은 서울 고덕동에 지하 4층, 지상 14층에 8백병상 규모의 동서신의학병원을 내년 8월에 건립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은 내년 5월 새 병원을 개원, 2천5백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도 2009년에 연면적 1만6천8백여평 규모의 외래진료센터를 세우기로 하고 관계당국과 협의중이다.


    의료시장 개방 대비한 사전포

    국내 종합병원들이 초대형화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코앞에 닥친 의료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경제특구내 설립되는 외국인 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와 영리법인 허용문제에 대해 서울대 의대가 찬성입장을 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와관련 서울대 의료정책연구실의 허대석 실장은 “의료행위도 서비스산업인 만큼 시장경제원칙에 맡겨야 한다”며 “질 좋은 의료서비스 없이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환자들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몸집 불리기가 기존의료체계를 왜곡시킬 수 있는데다 자칫 지역간 의료서비스 불균형을 심화시켜 국내의료 경쟁력이 잠식될 수 있다는데 있다. 더욱이 한 국가안에서 이루어지는 의료경쟁력을 시장 메커니즘에만 맡기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뉴라운드 의료시장개방 논리 자체가 이미 다국적 경쟁국가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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