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학을 인문학의 영역으로 자리매김
“이상적인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醫史學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도덕적인 힘의 원천을 발견해야 할 것이다. 서양의학의 개념, 방법, 이론과 의료테크놀러지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인식하고 우리사회 토양에 어느 정도로 적합한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참된 의학교육이 필요하다.” <이종찬 아주대교수>
건강과 질병 관계 이해
이책은 서양의학과 보건의료에 관심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일차적으로 쓰여졌지만 한의사들에게도 많은 점을 배우게 하고 있다. 수천년간 발전되어온 건강과 질병에 대한 다른 세계의 지식체계와 실천적 모습을 냉철한 역사의식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서양의학과 한의학사이의 대화의 지평선을 활짝 열릴것이라고 저자는 밝혔다.
이 책은 비단 의료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질병과 관계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교양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역사의식을 갖게하고 있다.
특히 보건과 의학을 인문학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함으로서 독자들이 이해를 쉽게할 수 있도록 저술된 것이 특징이다.
의학사와 보건의료사 연구
의학의 역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본서에서는 먼저 의학사와 보건의료사의 탐구영역을 시작으로 선사시대의 치유와 위생, 고대문명과 의학, 초기의 그리스 의학과 자연철학, 서양의학의 탄생, 알렉산드리아 의학과 로마의 공중위생, 전염병의 창궐과 중세의 의학, 르네상스시대의 의학, 과학혁명과 중상주의 시대의 보건의료, 계몽주의시대의 보건과 의학, 프랑스혁명과 근대임상의학의 태동, 산업혁명기의 공중위생과 사회의학, 세균학과 전환기의 보건의료, 복지국가와 의료보장, 의료테크놀러지 사회 등으로 비교적 시대상별로 상세히 구분해 의학사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서양의학과 보건의료의 발전을 역사적 관점에서 다룬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몇가지 가정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첫째 서양의학사의 연구자들은 서양의학을 가치 중립적인 것으로 보거나 무조건 선한 것으로 여긴다고 밝히고 있다.
서양의학 단선적인 진보
둘째로 이들은 서양의학이 어느 사회에서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지식체계라고 간주하고, 셋째 서양의학이 항상 단선적으로 진보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醫史學은 크게 의학사와 보건사의 두가지 개념으로 나뉘는데, 의학사는 학문의 한 영역으로서 의학에 대한 역사를 자칭하며, 보건의료사는 학문적인 영역보다는 제도적인 차원에서 질병에 대한 사회의 대응방식을 역사적으로 이해함을 의미하고 있다.
의학이 사회, 문화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방식으로서의 보건의료도 의학의 다양한 분화 못지 않게 복합적인문제를 현대사회에서 드러내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세련화되고 있는 의료테크놀러지, 점차 기업화되고 있는 병원산업, 국민들의 필요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의료보장제도, 아플 때 한방과 양방사이에서 빚어내는 보건의료 구조적인 모순에 대해 여러 가지 사회과학적인 연구와 정책적 방안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 사회보장제도 연구 필요
이 책에서는 현재 의료보장제도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서구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역사적 연구뿐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역사적 연구도 필요하며, 이것은 서구적인 제도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면 우리의 역사를 알라야 하고 이를 토대로 우리문화에 적합한 건강보험제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의료는 질병을 매개로 한 의사와 환자사이의 사회적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며, 본질적으로 환자가 의료의 한 중심을 구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의료에서 점점소외되어 왔으며 현대사회로 접어들수록 환자가 느끼는 소외감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