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대표세무사(세무회계 진)
공동개원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세금 상식은?
공동사업 이끌기 위해선 서로의 신뢰와 기준이 동시 필요…‘동업계약서’ 중요
공동사업서 발생하는 세금은 세목따라 사업장 또는 개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한의원의 개원을 준비하다 보면 ‘공동개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단독개원과 비교하면 공동개원은 개원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개원 이후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경제적인 부분 이외에도 경험 있는 선배와 개원하는 경우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시간의 여유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공동개원은 세법상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으며, 경영에 있어 의사결정이 상충할 수 있다. 또한 수익과 업무에 대한 배분에 있어 갈등이 생길 수도 있으며, 공동개원을 해지하는 경우 경제적인 부분과 법적인 부분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공동개원을 결정했다면, 우선 공동사업자로 사업자등록증을 신청해야 하고,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세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1. 사업자등록증 신청 및 변경
사업 개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
1) 공동사업자 등록 신청 서류
①공동대표자(원장) 신분증 및 한의사 면허증
②임대차계약서(임차인 정보에 공동대표자 모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재)
③의료기관 개설신고필증(공동사업자로 기재)
④동업계약서 및 공동대표자 인감증명서
2) 지분비율과 손익분배비율
공동개원을 하는 경우 사업의 손익(손실과 이익)에 대하여 어떠한 비율로 분배할까?
일반적으로 출자금에 대한 지분비율에 따라 손익을 분배한다. 하지만 노무 제공, 경영능력, 거래 형성 기여도, 명성 등을 종합해 손익분배비율을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출자에 따른 지분비율은 5:5이지만, 한 명의 한의사가 더 많은 시간에 진료를 보는 경우 동업계약서를 통해 손익분배비율을 6:4로 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손익분배비율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 지분비율에 따라 소득금액을 분배한다).
손익분배비율은 종합소득세와 가장 밀접한 요소이다. 손익분배비율에 의한 소득금액(손익)을 각 원장에게 적용(배분)해 종합소득세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3) 동업계약서
사업자등록증을 신청하는 경우 동업계약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세법에서는 동업계약서를 통해 ‘지분비율’ 또는 ‘손익분배비율’을 정하게 된다. 또한 출자금을 명시해 아래에서 다룰 ‘공동개원의 이자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필자는 공동개원에 있어 동업계약서는 다른 어떠한 것들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업계약서 작성시 업무 분담, 이익 분배, 출자금, 의료사고 부담, 근태, 동업을 해지하는 경우 반환금, 시기, 권리금 등 공동개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 동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와 신뢰이지만, 배려와 신뢰에는 기준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기준은 동업계약서에서 정해야 한다.
2. 공동개원과 세금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고 한의원을 운영하다 보면 종합소득세, 부가가치세, 원천세, 4대 보험을 납부하게 된다. ‘공동’개원이기에 이러한 세금과 4대 보험을 한의원에서 납부하면 될까? 아니면 지분율(손익분배비율)대로 나누어 각각의 원장이 납부해야 할까?
1) 사업장에 부과되는 세금
부가가치세, 원천세, 4대 보험은 그 사업장에 세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각각의 원장 지분율(손익분배비율)대로 나눌 필요 없이 한의원에서 해당 비용을 지출하면 된다.
2) 개인에게 부과되는 세금
종합소득세란 ‘개인에 대한 소득을 종합하여 과세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에 대한 세금이기 때문에 각각의 원장이 지분율(손익분배비율)로 분배받은 소득금액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각각 계산한다. 한의원에서 분배받은 사업소득 금액에 부양가족, 연금저축, 노란우산공제 등에 대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적용하여 종합소득세를 계산하고 원장 각자가 납부할 의무가 있다.
3) 공동개원으로 전환하는 경우
처음부터 공동개원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단독개원으로 한의원을 운영하던 중 공동개원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공동사업으로 전환하는 경우 공동 원장의 이름만 추가되고 사업자등록번호 등은 변경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법상 단독사업자와 공동사업자는 별도로 보아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원장은 단독사업자의 소득금액과 공동사업자의 소득금액 중 분배받은 금액을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계산하게 된다.
※tip: 성실신고대상 사업자를 판단하는 때도 단독 사업자와 공동 사업자는 별도로 판단한다.
4) 공동개원의 이자 비용
공동개원을 하는 경우 부족한 자금은 대출 등 차입을 통해 사용하게 된다. 이때 출자금에 대한 이자도 비용처리가 가능할까? 세법에서 공동사업자의 출자금을 위한 차입금은 각자의 채무로 보고 있다. 각자의 채무는 공동사업자의 채무가 아니므로 이에 대한 이자 비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사업에 있어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자문 중 하나는 ‘출자금의 최소화’이다. 공동사업을 위한 출자금은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으나, 공동사업 이후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는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출자금을 최소화로 하고 필요한 차입금은 공동개원 이후로 한다면 이자 비용에 대한 절세가 가능하다.
그동안 많은 대표자가 필자에게 공동사업에 대하여 문의했고, 이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공동사업은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잘된 경우보다는 잘못된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의 성공으로 수익이 높아질수록 내부적인 갈등이 깊어졌고 다툼으로 인해 동업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동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와 기준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업 중 의견충돌은 발생하기 마련인데, 동업계약서라고 하는 기준이 있다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