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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의신문 작성일22-11-24 15:44 조회1,06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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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환자들의 기저질환 확인 검사, 한의사가 할 수 없다?
“의료공학기기 활용의 의사 독점 사고, 구시대적 산물”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로부터 한의계를 둘러싼 다양한 법적 분쟁을 대비해 원인과 대응책을 살펴본다.
박상융 대한한의사협회 고문변호사(법무법인 한결)
의료법상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더불어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입원환자들의 기저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소변검사 및 경피적전기신경자극치료(TENS), 도수치료도 양방의사의 면허에 속하는 의료행위라는 것이다.
한,양방 협진병원에서 양방의사들이 근무하지 않는 요일에 한의사가 양방의사들을 대신해 입원 전 혈액검사, 소변검사 및 경피적전기신경자극치료, 도수치료를 처방하고 간호사로 하여금 양방의사의 처방 없이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하도록 지시하고 물리치료사로 하여금 양방의사의 처방 없이 경피적전기신경자극치료, 도수치료를 하도록 한 후 마치 양방의사가 직접 환자를 진료, 처방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 요양급여를 편취한 것과 관련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과 사기죄로 기소해 유죄판결을 받았다.(광주지방법원 2019고단424판결)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한의사가 채혈을 통해 검사결과가 자동적으로 수치화 돼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하여 한의사도 진료에 필요한 경우 한의사의 판단에 따라 혈액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유권해석(2014.3.14.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의 제467호 질의관련 보건복지부회신)하였는데도 위 판결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과 배치된다.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에 의하면 경피적전기자극치료(TENS)도 한의사의 면허된 의료행위로서 건강보험 및 자동차보험에서 한의 물리치료로 인정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복지부 유권해석·헌재 판결과도 배치
헌법재판소에서도 안압측정기 등에 대한 판결에 의하면 의료법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목적(제1조)으로 하고 있는 바, 법 제27조 제1항관련 해석 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데 중점을 두어 해석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기초적인 결과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보건위생상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고 작동이나 결과판독에 한의사의 진단능력을 넘어서는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과 한의대 교육과정에서 교육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한의사의 안압기 등의 사용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하였다(헌재 2013.12.26.결정).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취지 및 한의과대학 교과과정, 현대의학의 발전에 따라 의과, 한의 의료행위 간의 진료방법 및 치료기술이 점차 접근되어 가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채혈을 통하여 검사결과가 자동적으로 수치화되어 추출되는 혈액검사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이었다.
위 광주지법의 판결은 위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배치되는 판결로서 이와 관련 법정에서 위 자료를 제시하면서 다투지 않은 것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현재 양방 역시 혈액검사, 소변검사는 양방에서 진료 시 검사수치를 참고로 하여 진료에 활용하는 것으로 양방만의 고유면허영역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더욱이 이와 관련 병원에서 실제 채취와 검사, 측정은 임상병리직원들이 한다는 점, 측정수치검사결과를 단순히 양방에서 참고로 검진에 활용한다는 점, 검사와 관련 특별히 양방의사의 고유처방이 필요하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점 등에서 위 판결이 위 검사항목이 양방의 고유면허영역이라고 판단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다.
현재 코로나검사와 관련 한의사도 코로나 확진여부 검사를 할 수 있는 것과 관련 소송이 제기(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거부처분취소)된 상황에서 아직 법원에서 이와 관련 변론기일이 열리지 않는 점은 필자의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검사 항목이 양방의 고유면허 영역?
위 광주지법의 재판과정에서 위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자료를 제출하거나 보건복지부에 사실조회신청을 하였더라면 판결결과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 양방을 떠나 질병의 검진과 치료에 있어 AI, IOT, 빅데이터, 유전자지도분석, 로봇기술 등이 도입되는 등 의료공학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시점에 검사관련 의료공학기기의 활용이 단순히 양방의사만이 독점적으로 할 수 있다는 사고는 구시대적 산물이다.
더구나 최근 한의과대학의 교과과정에 있어 각종 의료검사기기 활용 교과목이 개설되고 실습을 통한 검사기기 활용능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혈액, 소변검사 등의 처방이 한의사의 면허영역의 밖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행 한의약육성법과 관련 한의 의료행위 영역의 명확한 정의와 함께 한의의료기술의 표준화와 한의학 및 서양의학공동치료기술관련 명확한 규정을 통해 한, 양방 간의 업무영역 다툼이 사라졌으면 한다. 각종 검사방법과 첨단 검사진단장비의 활용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건강권 보호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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