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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 불법의료행위 관련 유형별 판례 소개 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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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의신문 작성일21-07-29 16:24 조회1,5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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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조제지침서 수록 증상을 넘어 과도하게 진찰했다면?”

 

한약사 A씨 “진맥·설진은 100 처방 따른 일련의 행위” 주장
재판부 “진찰에 해당”…‘무죄’ 선고한 원심 파기하고 유죄 판결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불법의료행위 관련 유형별 판례를 통해 무면허의료업자의 대표적인 불법의료행위에 대하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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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한약국을 운영하면서 지난 2018년 7월 “살을 빼려고 하는데 한약을 지어 달라”는 손님 B씨의 말에 진맥을 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B씨 양 손목의 맥을 짚고, 혀를 관찰하면서 “약간 비위가 약하고 빈혈 끼도 있다”며 “신진대사율도 떨어져 비위가 무력하고, 에너지로도 다 안 가다 보니 기가 딸린다”고 진단하며, ‘이중환’ 대신 ‘방풍통성산’을 조제·판매했다. 

 

이에 검찰은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한다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위반에 따라 A씨를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로 판단하고 기소했다.

 

하지만 A씨는 재판에서 “보건복지부의 고시인 한약처방의 종류 및 조제 방법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한약조제지침서에서 정하고 있는 100가지 종류의 처방 중 ‘이중환’이나 ‘방풍통성산’의 적응증을 확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한약사에게 허용되는 행위이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이어 “환자의 손목을 잡은 것도 심장박동을 느끼기 위해 잡았으며, 보기에 환자의 얼굴에 핏기가 없는데 살을 빼고 싶다 하니까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심장이 힘차게 뛰는지 확인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B씨에게 혓바닥을 내밀게 한 다음 이를 관찰한 것에 대해서도 A씨는 “약을 잘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던 것 뿐”이라고 부인해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검찰은 “한약조제지침서에 수록된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맥을 짚어 그 적응증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넘어 의료법상 금지된 의료행위인 환자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의 맥을 짚는 행위를 했다”며 항소했고, 이에 수원지방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를 유죄로 판결했다. 


맥진 후 한약사의 건강상태 해석은 ‘진찰’

재판부는 먼저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료행위의 정의와 무자격자의 위해 정도, 진찰의 정의 등을 명시한 판례를 통해 A씨의 혐의가 입증된다고 했다.  

 

먼저 의료법 제27조 제1항에서는 의료인에게만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의료인이라고 하더라도 면허된 의료행위만 할 수 있도록 하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의료행위’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에서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등)”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진찰의 정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환자의 용태를 듣고 관찰하여 병상 및 병명을 규명·판단하는 것으로서 그 진단방법으로는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4102 판결 등)”고 판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러한 점들을 비춰 봤을 때 A씨가 단순히 맥을 짚어보면서 맥박의 세기 등을 확인한 것으로만 보지 않고, 의료행위에 속하는 진찰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 A씨는 혀를 관찰하는 행위를 한 후 ‘비위가 약하다. 빈혈이 있다. 신진대사율이 떨어졌다’ 등의 말을 함으로써 B씨의 건강상태를 규명·판단했다라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보건위생 위해 없어도 무자격자 의료행위 ‘위법’ 

그러면서 재판부는 “자신의 행위는 B씨에게 처방하려고 했던 이중환에서 실제로 처방한 방풍통성산의 적응증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로서 한약사에게 허용되는 행위이지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한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 없음’이라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약사인 C씨의 증언에 따르면 다이어트 목적으로 이중환을 조제하지는 않는데다 보통 방풍통성산을 조제할 때 맥을 짚거나 혀를 관찰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즉,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B씨의 양 손목의 맥을 짚고 혀 등을 관찰한 다음 말한 일련의 행위는 환자의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판단하기 휘해 행해지는 진단(촉진, 시진)에 이어 병상이나 병명을 규명한 ‘진찰’에 까지 나아간 의료행위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이 사건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의료행위를 하였으므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위험성이 아주 큰 행위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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